당국자 "한일, 강제징용 현금화 전 조기해결 공감"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본을 방문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예방해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전달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14분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를 찾아 20여 분간 면담했다. 박 장관과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가해기업들의 자산 현금화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7.19 [사진=외교부] |
외교부 당국자는 "(조기해결을 해야 하는 이유로) 피해자분들이 고령이라는 점이 가장 크겠고, 현금화를 실현할 경우 한일관계에 미칠 여러 영향을 감안해서 조기에 속도감을 갖고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조기해결 원칙에 일본 측도 공감한 만큼 양측이 외교당국 중심으로 상호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수출규제 철폐 요구나 강제징용 민관협의회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일본 측의 별다른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실제로 눈에 잡히는 성과가 무엇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며 "그동안 정말 가까운 이웃임에도 양자 외교수장 간 소통이 끊어지다시피 했는데, (소통이) 재개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요 현안에 대해 피하지 않고 짚어나가며 조기에 해결하자고 공감한 것을 대외적으로 밝힌 점도 의미가 있다"며 양국 외교당국 중심으로 교류를 이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날 예방 결과에 대해 "박 장관이 아베 전 총리의 별세에 대해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과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이에 기시다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또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취지와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한일 양국 정상이 한일관계 개선·발전을 위해 서로 편리한 시기에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자민당 소속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일한 의원연맹 회장과도 만나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협의했으며, 자민당 당사에 마련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조문한 후 일한경제협회 등 경제인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박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전날 4년 7개월 만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측 가해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에 조기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외교부는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박 장관이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과 만찬을 갖고,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포함한 양국 간 현안과 공동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또 양국 간 제반 현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장관급을 포함해 양국 간 각급에서 협의를 가속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언급한 박 장관은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측이 단행한 반도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장관의 양자 차원 방일은 2017년 12월 당시 강경화 장관의 방문이 마지막이다. 다자회의 참석 등을 포함하면 2019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방일이 마지막이다.
박 장관은 오는 20일 새벽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해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2022.07.19 [사진=외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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