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30달러→10달러 밑으로 '뚝'
정제마진 배럴 당 9.4달러...넉달만
제품 수요 둔화 정제마진 하락세
두바이유 하락세 '뚜렷' 98.33달러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제유가 급등으로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들의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도입한 원유 가격과 이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 간 가격 차이를 뜻한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배럴 당 30달러에 육박했던 정제마진이 최근 10달러 밑으로 뚝 떨어졌다. 7월 둘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9.4달러로 지난 6월 넷째주 29.5달러에 비해 약 68% 급락했다. 정제마진이 10달러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둘째주 이후 약 넉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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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요 둔화 우려로 정제마진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통상 정제마진이 배럴 당 약 4달러일 경우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를 360만 b/d(일간 배럴 생산량) 내외로 전망했으나 7월에 전망치를 220 b/d로 대폭 내렸다. 중국 봉쇄조치 장기화, 금리인상 등 타이트한 글로벌 통화정책, 달러강세 등에 따른 것이다.
한자릿수 부터 정제마진이 꾸준히 올랐던 지난 1분기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 4사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4조76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5079억원 증가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재고 관련 이익이 늘었고, 우크라이나 전쟁 후 석유제품 수요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한 결과다.
2분기 실적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지난 4~6월까지 정제마진은 유례없는 배럴당 최소 17.3달러에서 최고 29.5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영업이익 2조5000억원으로 분기 시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S-OIL)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1조8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대 밑까지 내려왔다. 지난 3월 배럴당 127.9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는 이달 5일 배럴당 111.07달러를 기록하더니 지난 15일 기준 98.33달러까지 떨어졌다.
정유사들은 유가가 오르면 싼 값에 사들인 재고를 비싼 값에 팔기 때문에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한다.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 비싼 값에 사들인 재고를 싼 값에 팔아야 해 손실이 난다. 하반기 정유사들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적자를 보이다가 올 1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최근에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 실적이 다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