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퇴출 위험이 커지자 스위스로 눈을 돌리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개월 동안 스위스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 기업은 최소 10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굴착기 제조업체 삼일중공업과 중국 1위 스텐트 업체 러푸의료, 중국 4위 배터리 업체 궈쉬안하이테크가 스위스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웨이얼반도체, 둥펑음료 등이 잇따라 스위스 증시 상장 계획을 밝혔다.
스위스 증권 거래소 운영사 식스(SIX) 그룹의 요스 디젤호프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의 중립성과 예측가능성은 글로벌 기업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며 "스위스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고 밝혔다.
순리쥔(孫利軍) UBS 애널리스트는 "스위스는 금융 비중이 높은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라며 "스위스를 자본조달 창구로 삼으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와의 교차 거래도 허용했다. 상하이거래소는 올해 2월 영국런던거래소와의 교차 거래 시스템인 후룬퉁(滬倫通) 허용 대상 국가를 스위스와 독일로 확대했다. 다만 거래는 각국 거래소가 별도로 지정한 종목만 가능하다.
스위스 국기. [사진=셔터스톡] |
한편 지난 5월 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외국회사책임법(HFCAA)을 근거로 징둥닷컴을 비롯한 80여 개 중국 기업을 예비퇴출명단에 추가했다.
미국은 2020년 통과된 외국회사책임법에 따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엄격한 회계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 법은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재무감사를 3년 연속 충족하지 못한 외국 기업은 상장폐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80여개 기업이 새롭게 추가됨으로써 명단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모두 105곳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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