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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소나기 피하려 들어간 도서관서 재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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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때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어느 무더운 날이었다. 그늘 밑에 숨어도 보고,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쪽 빨아봐도 더위를 피하는 건 그 순간뿐이었다.

게다가 비까지 쏟아졌다. 예정에 없던 소나기에 택시 타기엔 아깝고 우산을 사기엔 근처에 편의점도 보이지 않았다. 때마침 눈앞에 보인 건 도서관이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던데 몸의 양식만 쌓아왔던 나날들을 반성하며 비가 그칠 때까지만이라도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몇 년 만의 도서관 방문에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했다. 뭐든 시작이 쉬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가볍게 만화책부터 골랐다.

우아하게 커피 마시면서 책 보는 모습을 담아달라고 했는데 초점이 안맞아 자체 모자이크 처리된 전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어릴 때부터 인문학 책은 안 읽어도 만화책은 이미 섭렵했었기에 도서관에 있는 만화책은 오래전에 봤던 책 들이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한 권, 두 권 쌓여갔다. 그 사이 비는 그치고 화창해졌다.

◆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학창 시절 다독왕 상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사실 대출상 혹은 대여 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학교에서 다독왕 상을 수상하면 상장과 문화상품권을 줬다. 그 시절엔 상장은 그저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고 상품권을 받아 게임에 현질(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사는 것) 하는 것을 인생 최고의 낙으로 여겼다. 

지난해 서울의 모 대학에서는 다독왕 이벤트에서 1등을 차지한 학생에게 고가의 전자제품인 '애플 맥북 에어'를 준다고 하자 한 달간 무려 2694권의 전자책을 대출한 학생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상품을 회수하기도 했다. 내 어릴 적 모습 같아서 사실 비난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자부하는 것은 있었다. 학창 시절 학교 도서관에 아무도 가지 않는 조용한 곳을 시끌벅적한 곳으로 변화시켰다는 거다.

보통 이런 곳에서 사랑이 싹트고 그러던데..도서관에 혼자인 전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다독왕 상을 받으면 문화상품권을 준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차리고 "야! 책 빌리기만 해도 문화상품권 준대" 나의 이 한마디에 아무도 오지 않던 도서관을 어느새 쉬는 시간이면 만남의 광장처럼 모두가 모이는 곳으로 변화시켰다.

처음에는 다들 책을 하루 최대치까지 대여하고 다음날 반납하고 다시 또 빌리기를 반복했지만 어느새 그래도 빌렸으니 책을 조금 봐볼까 하는 문화로 변해갔다. 이런 문화를 만든 장본인이었기에 선생님들도 나만 보면 "요즘 무슨 책이 재밌냐"고 묻고 그랬다. 그럴 때마다 중2병처럼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평행우주'에 대한 책을 소개하곤 했다.(이불킥)

◆ 국민 절반은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다

문득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책을 안 읽고 있었던 건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1년 국민 독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였다. 성인의 절반이 넘는 인원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는 이야기다. 내가 그랬듯 다른 사람들도 독서를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책을 읽은 성인은 종이책과 전자책·소리책(오디오북)을 합해도 연간 4.5권이다. 이는 2019년 조사 때보다 3권 줄었다.

유느님의 옛된 시절 방영된 mbc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프로그램. 이 당시에만 해도 농담으로라도 책 읽자는 말들이 유행어처럼 번졌었다.[사진=mbc 캡쳐] 2022.07.08 kh10890@newspim.com

모두가 책을 많이 읽자던 시절도 있었다. mbc에서 방영된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2001년 11월 10일~2004년 5월 1일 이 시기에도 독서량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약 4년간 유지됐던 만큼 학교에서도, 학교 밖에서도 모두가 독서를 하자는 분위기는 형성됐었다.

그런 분위기도 잠시 독서를 안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도서정가제' 때문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 도서정가제가 뭐길래?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도서를 발행하는 경우 도서에 정가를 표시하고, 판매자는 최종소비자에게 표시된 정가대로 판매하도록 하는 제도로 도입됐다. 

도서정가제는 2003년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에는 발행 18개월이 지난 책은 정가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었고 무제한 할인이 가능했다. 그래서 온라인 서점에서는 정기적으로 구간 도서의 반값 할인 행사를 진행하곤 했다. 온라인에서 책을 많이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했다. 

무조건적으로 도서정가제 때문에 독서를 안하는 거라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도서정가제 시행과 더불어 영상 매체 등의 발달로 어느새 독서 문화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에 도서관이 썰렁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하지만 과도한 가격 할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싼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가격 중심의 왜곡 현상이 발생하자 도서문화가 가격경쟁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2014년 도서 할인율을 15% 이내로 제한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소비자 권익 증진과 착한 가격 정착에 목적이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경제에 국가가 개입해 결국 책값만 올라 가계 부담이 늘고, 제2의 단통법이 될 것이라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같은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자 출판사들도 꾸준히 논란이 되는 도서정가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소장은 더 나아가 서점의 활성화를 위해 '국민 독서 수당' 도입을 제안했다. 백 소장은 "1년에 최소 2만 원 정도의 도서구입비를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 한 권의 책이라도 스스로 골라 읽는 경험을 선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악순환은 꾸준히 이어졌다. 부담 없이 책을 사서 보다가 어느 순간 비싼 값으로 오른 책을 더 이상 구매하지도 읽지도 않게 되는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영상매체까지 발달하면서 책에서 TV로 눈을 돌렸고, TV에서 컴퓨터로,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더 이상 유튜브, SNS, 넷플릭스 등에서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다시 책에서 재미를 느끼는 시대로 되돌릴 수 없게 됐다.

◆ 왜 독서인가

기자가 되고선 더더욱 독서를 안 하게 됐다. '짜장면 집 아들이 짜장면 좋아하는 거 봤냐'는 말처럼 직업 특성상 매일 글을 보고, 쓰고 하기에 쉴 때라도 글 대신 영상을 즐겨보게 됐고 컴퓨터 화면보단 바깥세상을 더 보려고 애썼다.

그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독서를 꾸준히 해보자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다.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들렸던 도서관에서 꽤나 재밌는 책들을 봤지만 사실 꾸준히 들려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는 아녔다. 다만 비 오는 장마철, 가만히 있어도 푹푹 찌는 날씨에도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절실했다.

카페에서 편히 있고 싶을 땐 힐링하고 싶어서 여행 관련 서적, 그림 많은 책들을 위주로 골라서 읽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산책을 좋아하지만 지금처럼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날씨에 에어컨 밑에 있어도 땀줄기가 흐르는 지금, 좋아한다고 마냥 할 수는 없는 날씨라 대책이 필요했다.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결국 내린 결론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것은 독서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이 더운 날 도서관에서 빵빵한 에어컨 밑에 있으면서 몇 시간 동안 죽치고 앉아있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고 돈도 들지 않는다. 카페처럼 오래 앉아있다가 한잔 더 시켜야 할지 그런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오래 앉아 있을수록 더 멋있어 보이는 효과까지 있는 게 독서였다.

◆ 도서관은 어디에나 있었다

광주 서구 운천역 역사 안에 스마트 도서관이 있다. 회원증만 발급 받으면 24시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독서를 해보려고 하니 또 하나의 변명거리가 생겼다. 퇴근 후에 도서관 가려고 하니까 문을 닫는다는 거였다. 그렇다고 내 돈 주고 서점에서 책을 사기에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지금도 집에 책을 사두고 안 읽은 책이 수두룩하니까. 조금만 관심을 가져보니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동네 곳곳에서 도서관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스마트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 마음먹고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마트 도서관은 시청 같은 관공서나 지하철, 유동인구가 많은 길 한가운데에도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무인 도서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날짜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첫 이용자는 도서관에 방문해 카드를 발급받아야 이용이 가능하다.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역 인근에 있는 스마트 도서관 내부. 책 안빌리고 안에만 있어도 에어컨 덕분에 더위 피하기에도 좋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시간 할애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행하는 사업이긴 하나 책을 배달해 주기도 한다. 도서관을 갈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건 핑계라는 이야기다.

◆ 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이제 독서를 미룰 핑계는 사라졌다. 접근하기 쉬운 책부터 읽어보기로 했다. 도서관을 둘러보다 보니 '직딩들의 해외여행 베스트 54'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 때부터 여름에 해외여행을 종종 가곤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을 갈 엄두가 안 났다.

코시국 해외여행이 이제는 조금 가능해질까 싶으면 원숭이 두창이다 뭐다 바이러스가 끊이질 않은 탓에 이 책이 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읽다 보니 위로는커녕 더 놀러 가고 싶은 마음만 절실해졌다. 그래도 책 덕분에 해외여행을 가게 된다면 어디를 가는 게 내 취향에 잘 맞을지는 알게 됐다.

에필로그(epilogue). 

학창 시절 선생님께서 늘 하신 말씀이 있다. "딱 30페이지만 읽고 버려라" 정말 30페이지만 읽으란 말도 아니고 책을 버리란 말도 아녔다. 그만큼 책 읽는 행위 자체에 대한 부담을 갖지 말고 편하게 일단 읽어라도 보라는 의미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2.07.08 kh10890@newspim.com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다 보니 문득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가장 가슴 설레던 기억이 있다. "이번 학기 다독왕은 '전경훈'"이라고 호명되는 순간이었다. 상장을 받아서 좋은 게 아녔다. 그저 내 손에 쥐어지는 문화상품권 5000원권 2장을 받는 그 순간의 짜릿함이 좋았다.

하지만 책 대출만 해도 상품권을 준다는 비법(?)을 전수하고 다녔던 게 화근이었다. 10~20권만 빌려도 다독왕 상을 무난히 받다가 느닷없이 한 달에 50권을 빌려야 겨우 순위권 경쟁이 가능해졌다. 그 경쟁에서도 당당히 1위를 기록한 나는 학창 시절 선생님들에게 '대출 왕'으로 불렸다. 뭐든 좋다. 어쨌든 왕이니까.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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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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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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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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