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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⑫ 박병원 전 경총 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과 지자체에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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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주무부처가 개혁 주도하게 해선 안 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규제 개혁 나서도록 유도해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개혁의 주도권을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박 전 회장은 "설악산과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과 같은 것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하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며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 개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체감도는 매우 낮다. 규제개혁은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는가.

= 규제 개혁의 목표는 어차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역대 정부의 실패는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고, 강도나 의지가 미약했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규제 개혁을 정권마다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안의 돌맹이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일선 행정부서나 지자체의 인허가 수준의 규제를 전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규제는 이런 수준의 규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 속에 자리잡고 있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의 제도에 의해서 규율되어야 한다는 자승자박 때문이라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같은 토지이용 규제, 노동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획일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다양성, 유연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구조가 인허가 수준의 규제 개혁조차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최저임금의 차등화 논의에서 본 바와 같이 노동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지역별, 연령별 차등화는 법에 근거가 없다고 논의조차 되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요구되는 전국·획일적 적용을 전제로 한 업종별 차등화만 논의하다가 또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 개혁이 불가능하다. 업종별 차등화까지 포함해서 최저임금을 지방정부가 정하게 해야 비로소 유연하고 다양한 결정이 가능하게 되고 적극적 규제개혁이 가능하게 된다.

◆ 정치권이 규제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 정치권이 한쪽으로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규제는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국회와 정치권에서 비롯된다. 공무원이나 행정부는 시행령이나 만들고 집행을 할 뿐이어서 행정부 차원의 규제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효과가 없게 마련이다.

국회의원은 왜 규제법을 끝없이 만들어 내느냐? 그것을 원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무관심하거나 규제 개혁을 원하는데 일부 이해당사자들은 규제를 만들어 달라고 정치인들에게 요구를 한다. 똘똘 뭉쳐져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 정치인들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규제 확산의 뿌리인 것이다.

수도권을 규제해 달라는 지방, 가격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 대기업을 규제해 달라는 중소기업, 사용자를 더 규제해 달라는 노동조합(주 52시간 노동제, 300만 명 이상의 임금노동자가 아직 받지 못 하고 있는 최저임금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은 일부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식량 안보라는 미신을 내세워 농업 규제와 지원을 요구하는 사람들 등 규제를 요구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민이 규제를 요구하더라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그런 규제가 소기의 정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이끌고 나갈 의사도, 능력도 없고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 수준의 정치가 규제 확산의 원인인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규제를 요구하는 일부 국민의 눈치를 보다가는 전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규제개혁을 약속하고 선출되어 규제 확산으로 끝나는 이 모순은 되풀이 될 것이다. 황당한 처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규제의 폐해를 온 국민에게 알리는 이런 노력을 해 왔다면 가격 규제, 수도권 규제, 토지이용 규제, 그린벨트 규제, 노동 규제 등이 지금의 모습이었겠는가? 

이러한 암덩어리 규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정당하지만 방법이 틀렸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강자를 규제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런 종류의 규제는 내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국가적 자해행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실적으로 온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약자를 도와 줌으로써 해결할 일이며 약자를 도와 줄 역량은 투자 유치로 경제를 강하게 만들어야 생긴다.

이런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국제비교도 더 많이 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규제의 폐해는 투자 유치에 있어서 국제경쟁에서 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정치권은 표가 없는 이런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기업, 특히 외국 기업은 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규제를 우리만 한다면 그만큼 우리만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 하게 되고 외국이 우리나라의 기업의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해 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면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힘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를 다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국민들에게서 나오면 정치인들이 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이유라고 콕 찍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서 거국적 노력을 했었고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도 지원, 장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배가 불러진 것인지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은 커녕 우리 기업의 투자에 대한 지원도 줄여버렸고 우리 기업의 외국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3배가 넘는 투자 기피 국가가 되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까지 급격히 느는 상황이 되었다. 일자리정부를 내세웠던 전 정부가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대책도 없이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내외국인 투자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못 한 것이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원인임을 인식하지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라면 고지가와 노동에 대한 과잉 규제이다. 기업의 투자 요인은 간단하다. 자본, 노동, 토지 세 가지인데 이 세 가지 면에서 우리는 모두 경쟁국은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불리하다.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대폭 축소되었고, 교육 규제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국제경쟁력 있는 임금 수준에 확보하기가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토지 이용 규제는 상시 토지 공급 부족국가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땅값이 가장 비싼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고지가는 우리 경제의 만병의 근원이다. 토지 이용 규제의 혁파로 가용토지를 선제적으로 늘려서 지가를 떨어뜨리지 않고는 온 국민의 모든 경제활동이 한줌도 안 되는 땅 가진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이런 구조에서 탈피할 수가 없다. 아파트 가격 급등을 규제와 중과세로 해결하려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전 정부가 준 교훈이 가격 안정은 오직 공급 확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불변의 철칙이다. 땅값도 공급 확대 없이는 안정시킬 수 없고 그래서는 한국 경제도 희망이 없다.

노동의 경우도 노동자를 위해서 사용자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사용자를 규제하면서 노동자를 규제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예컨대 '주 52시간 노동제'는 노동 강도, 임금 수준 등의 사정에 따라서는 그 이상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노동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에도 그들의 자유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제도는 현재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3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획일적인 노동 규제는 반드시 일부 노동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은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노동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이라도 자유를 주는 규제개혁도 못한다면 그런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 우리나라에 대규모 투자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 제가 기억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대규모 투자 성공 사례로는 노무현 정부 초기 LG필립스의 파주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장이 거의 마지막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00만 평으로 기억되는데, 단순한 농지·임야 전용 규제만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규제, 군사시설, 문화재 등 어려운 규제가 첩첩이 겹쳐 있었다. 게다가 '대기업 특혜'라고 하는 프레임에 걸리면 공무원 몇 명은 간단하게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안 해 주면 중국으로 간다는데 무조건 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당시 재정경제부가 나서서 원스톱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 뒤로 부품 소재 납품 기업을 위해서, 그 다음에는 이들 기업의 종업원들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서 두 차례 더 '종합 규제개혁'을 해 준 것으로 안다.

이명박 대통령 초기에 잠실의 롯데 타워 규제 개혁 사례도 공군의 반대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바꾸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다중적인 규제 개혁 사례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말기의 2기 신도시는 특전사, 남성대 골프장을 내보내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였지만 관계 부처의 통합 태스크포스로 신속하게 해결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SK의 용인 반도체공장이 3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는 '삼성, SK 특혜법'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3년을 허송세월하고 올해 초에야 통과시킨 사람들이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대기업은 빼고 하고 싶다는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이 안 된다. 규제가 정상이고 규제개혁은 특혜라는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은 안 된다.

◆ 성공 사례를 비춰봤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올바른 규제 방향은.

= 성공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투자 프로젝트별로 중앙정부 관련부처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챙겨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다 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역할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자체의 역할이 거의 없는 이런 방식은 국가적 규모가 아닌 작은 투자사업에 일일이 다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시사점이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광주시가 노동력 확보 등에 특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GGM 같은 사례가 더 쉽게 더 많이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설악산,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해 주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개혁은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지방 간 경쟁은 토지 제공, 노동력 확보와 관련한 지원과 혜택, 지방세 감면 등이 주요 수단인데 우리는 지자체가 아무런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지방에게 넘겨 주면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권한을 지방에게 넘겨 주는 수준의 지방자치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의 길이다. 투자 유치의 주체인 지자체 장들의 손에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 주는 것이 가장 유효한 규제개혁의 수단이라는 말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중앙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체제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 경쟁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게 결정권을 줬을 때 장단점은.

= '낙후된 지방은 어떻게 하느냐' 또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하는 사고방식에서 보면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지역 간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획일적인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규제개혁은 어렵다. 규제개혁을 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규제권을 다 틀어 쥐고 있는 이런 시스템으로 어떻게 규제개혁이 되겠는가? 장점을 논하기 전에 현재의 획일적 체제의 단점이 너무 명확하다. 낙후된 지역은 싼 땅값, 싼 노동력, 즉 낙후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낙후가 강점인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방에 없는 것이 더 문제다.

균형 발전은 규제가 아니라 수도권에서 더 많은 세금이 들어오게 해서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은 재원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 등소평이 중국의 개혁에 성공한 것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부 지역, 일부 국민이 먼저 잘 사는 것을 허용'한 것이 아니던가? 잘못할 가능성 때문에 잘할 가능성을 봉쇄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오늘날 이렇게 행위무능력 상태로 빠뜨린 것이다.

◆ 중복 규제가 많아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 파주 LCD 공장의 사례에서 재경부는 어떤 규제의 주무부처도 아니었다. 규제의 주무부처가 규제 개혁을 주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주무부처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수요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규제개혁을 주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주무부처는 피고에 불과한 그런 규제개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중복 규제라는 것이 여러가지 규제가 중첩된 것을 의미한다면, 더구나 주무부처가 아닌 부처나 조직이 결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큰 투자 사업일수록 많은 규제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한 건씩 규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투자 저해 요인이다. 중앙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모든 투자 사업을 책임지고 실현할 부서와 사람을 정해서 전권을 주고 오직 규제개혁의 결과에 의해서 평가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박병원 약력

▲ 1952년생
▲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 행정고시 17회
▲ 1986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실 서기관
▲ 1997년 재정경제원 부총리 비서실장
▲ 1998년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런던) 이사
▲ 2005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 2008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2018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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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왕즈이 잡고 말레이오픈 3연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장착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년 첫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 안세영은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56분 만에 게임 스코어 2-0(21-15, 24-22)으로 물리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0만1500달러(1억3000만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 [사진=BWF]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지난 해 8차례 만나 모두 왕즈이를 제압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호 상대 전적 17승 4패가 됐다. 왕즈이는 지난해 12월 21일 왕중왕전 결승에서 패한 뒤 "안세영은 항상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롤모델"라며 믹스트존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눈물을 쏟았다. BWF 관계자조차 "왕즈이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할 만큼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에게 긍정적인 변수가 많았다. 8강에서 맞붙을 예정이던 세계 3위 한웨이(중국)가 감기 몸살로 기권했고 준결승에서 최대 난적인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의 기권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 왕즈이는 이날 경기 전 "안세영은 허점이 거의 없는, 매우 철저하고 완성도 높은 선수"라며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범실을 쏟아내며 1-5까지 밀렸다. 뒤늦게 리듬을 찾은 안세영은 하프 스매싱을 앞세워 득점을 쌓아 10-11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휴식 후 특유의 송곳샷이 살아나며 역전했고 셔틀콕을 상대 엔드 라인과 사이드 라인 위에 떨어뜨리며 21-15로 게임을 잡았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2게임에선 짜릿한 뒤집기쇼를 펼쳤다. 9-17까지 밀려 패색이 짙었으나 수비와 길게 가져가는 랠리로 추격에 나섰다. 왕즈이가 20-19로 먼저 게임 포인트에 들어갔지만 안세영이 듀스를 만들고 23-22로 앞선 뒤 대각 스매시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뽑았다. 2026년을 여는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환호하는 말에이시아팬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1-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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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밀도 도심블록형주택' 띄웠지만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도심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중밀도 주택단지인 이른바 '도심 블록형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구상 중인 도심 블록형 주택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일부 차용한 사업 모델로, 토지를 수용한 뒤 공공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책임지는 이주 대책을 정부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중밀도 주택 특성상 용적률이 제한돼 주택 공급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 내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경우 공급 확대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용과 임대주택 건설을 전제로 할 경우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부담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화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밀도 도심 블록형 주택 사업은, 현재 거론되는 '수용 후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정책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비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작성 이미지 도심 블록형 주택은 35층 가량 고밀도로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저층 다가구 밀집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밀도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층 미만의 새로운 공동주택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의 다세대주택(빌라) 규정대로 5층 이하로 지어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타운하우스 단지와 유사한 새로운 중간 주거 유형으로 짓는다는 구상도 나온다. 이 모델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주택 모델로 알려졌다. 국건위는 도심 블록형 주택이 당장 추가 공급대책 물량이라기보다 단지형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사이에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하는 중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저층 주거지를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빠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전세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블록형 주택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9일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특화주택 도입을 위해 올 1분기 중 근거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형 주택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뉴:빌리지' 사업을 개편한 사업으로 꼽힌다. 뉴빌리지는 전면적인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독, 빌라촌 등 저층 주거지역에서 민간이 주택을 정비할 경우 금융·제도적 인센티브와 공공의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도심 블록형 주택은 뉴빌리지와 달리 공공개발이란 특성을 갖는다. 뉴빌리지가 높은 분담금이나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자력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도심 블록형 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도심내 저층주거지를 대상지로 지정해 토지를 수용한 뒤 재정을 투입해 최대 10층 이내 임대 주택을 짓는 소규모 공공재개발사업이다. 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은 사회적 기업이 대행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주택과 똑같은 방식이다. 도심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제도인 셈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은 정부의 강제성이 없으면 사회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저층주거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먼저 높은 분담금 때문이며 입주까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수용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이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보상금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액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매입임대주택사업의 보상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도심지는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토지비용이 월등히 높으며 실제 거주하는 인구도 훨씬 많다. 이 때 보상금액을 '합리적'으로 낮추면 소유주들은 수용을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다. 수용당한 주민들에게 새로 지어질 도심 블록형 주택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면 분양가가 문제가 될 것이며 임대주택이 절반 이상이고 중밀도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재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이는 공급자인 정부와는 상관없지만 해당 소유주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민간 재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이주문제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사업은 공공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해줘야한다. 정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에 강력한 이주대책을 주문했고 이의 부실을 이유로 분당신도시 등은 지정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추가 임대주택을 확보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중밀도로 지어지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실제 순증하는 주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높은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개발사업으로 고품질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주거 개선 소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밀도로 개발해서 소유주에게 분양주택을 주고 나머지는 임대로 제공해야할텐데 막대한 재정을 들여 토지 수용 후 중밀도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이 없다"며 "시장이 순응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1-1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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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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