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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⑫ 박병원 전 경총 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과 지자체에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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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주무부처가 개혁 주도하게 해선 안 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규제 개혁 나서도록 유도해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개혁의 주도권을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박 전 회장은 "설악산과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과 같은 것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하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며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 개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체감도는 매우 낮다. 규제개혁은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는가.

= 규제 개혁의 목표는 어차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역대 정부의 실패는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고, 강도나 의지가 미약했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규제 개혁을 정권마다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안의 돌맹이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일선 행정부서나 지자체의 인허가 수준의 규제를 전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규제는 이런 수준의 규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 속에 자리잡고 있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의 제도에 의해서 규율되어야 한다는 자승자박 때문이라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같은 토지이용 규제, 노동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획일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다양성, 유연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구조가 인허가 수준의 규제 개혁조차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최저임금의 차등화 논의에서 본 바와 같이 노동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지역별, 연령별 차등화는 법에 근거가 없다고 논의조차 되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요구되는 전국·획일적 적용을 전제로 한 업종별 차등화만 논의하다가 또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 개혁이 불가능하다. 업종별 차등화까지 포함해서 최저임금을 지방정부가 정하게 해야 비로소 유연하고 다양한 결정이 가능하게 되고 적극적 규제개혁이 가능하게 된다.

◆ 정치권이 규제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 정치권이 한쪽으로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규제는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국회와 정치권에서 비롯된다. 공무원이나 행정부는 시행령이나 만들고 집행을 할 뿐이어서 행정부 차원의 규제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효과가 없게 마련이다.

국회의원은 왜 규제법을 끝없이 만들어 내느냐? 그것을 원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무관심하거나 규제 개혁을 원하는데 일부 이해당사자들은 규제를 만들어 달라고 정치인들에게 요구를 한다. 똘똘 뭉쳐져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 정치인들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규제 확산의 뿌리인 것이다.

수도권을 규제해 달라는 지방, 가격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 대기업을 규제해 달라는 중소기업, 사용자를 더 규제해 달라는 노동조합(주 52시간 노동제, 300만 명 이상의 임금노동자가 아직 받지 못 하고 있는 최저임금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은 일부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식량 안보라는 미신을 내세워 농업 규제와 지원을 요구하는 사람들 등 규제를 요구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민이 규제를 요구하더라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그런 규제가 소기의 정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이끌고 나갈 의사도, 능력도 없고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 수준의 정치가 규제 확산의 원인인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규제를 요구하는 일부 국민의 눈치를 보다가는 전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규제개혁을 약속하고 선출되어 규제 확산으로 끝나는 이 모순은 되풀이 될 것이다. 황당한 처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규제의 폐해를 온 국민에게 알리는 이런 노력을 해 왔다면 가격 규제, 수도권 규제, 토지이용 규제, 그린벨트 규제, 노동 규제 등이 지금의 모습이었겠는가? 

이러한 암덩어리 규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정당하지만 방법이 틀렸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강자를 규제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런 종류의 규제는 내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국가적 자해행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실적으로 온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약자를 도와 줌으로써 해결할 일이며 약자를 도와 줄 역량은 투자 유치로 경제를 강하게 만들어야 생긴다.

이런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국제비교도 더 많이 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규제의 폐해는 투자 유치에 있어서 국제경쟁에서 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정치권은 표가 없는 이런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기업, 특히 외국 기업은 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규제를 우리만 한다면 그만큼 우리만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 하게 되고 외국이 우리나라의 기업의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해 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면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힘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를 다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국민들에게서 나오면 정치인들이 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이유라고 콕 찍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서 거국적 노력을 했었고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도 지원, 장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배가 불러진 것인지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은 커녕 우리 기업의 투자에 대한 지원도 줄여버렸고 우리 기업의 외국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3배가 넘는 투자 기피 국가가 되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까지 급격히 느는 상황이 되었다. 일자리정부를 내세웠던 전 정부가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대책도 없이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내외국인 투자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못 한 것이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원인임을 인식하지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라면 고지가와 노동에 대한 과잉 규제이다. 기업의 투자 요인은 간단하다. 자본, 노동, 토지 세 가지인데 이 세 가지 면에서 우리는 모두 경쟁국은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불리하다.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대폭 축소되었고, 교육 규제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국제경쟁력 있는 임금 수준에 확보하기가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토지 이용 규제는 상시 토지 공급 부족국가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땅값이 가장 비싼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고지가는 우리 경제의 만병의 근원이다. 토지 이용 규제의 혁파로 가용토지를 선제적으로 늘려서 지가를 떨어뜨리지 않고는 온 국민의 모든 경제활동이 한줌도 안 되는 땅 가진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이런 구조에서 탈피할 수가 없다. 아파트 가격 급등을 규제와 중과세로 해결하려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전 정부가 준 교훈이 가격 안정은 오직 공급 확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불변의 철칙이다. 땅값도 공급 확대 없이는 안정시킬 수 없고 그래서는 한국 경제도 희망이 없다.

노동의 경우도 노동자를 위해서 사용자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사용자를 규제하면서 노동자를 규제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예컨대 '주 52시간 노동제'는 노동 강도, 임금 수준 등의 사정에 따라서는 그 이상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노동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에도 그들의 자유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제도는 현재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3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획일적인 노동 규제는 반드시 일부 노동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은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노동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이라도 자유를 주는 규제개혁도 못한다면 그런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 우리나라에 대규모 투자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 제가 기억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대규모 투자 성공 사례로는 노무현 정부 초기 LG필립스의 파주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장이 거의 마지막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00만 평으로 기억되는데, 단순한 농지·임야 전용 규제만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규제, 군사시설, 문화재 등 어려운 규제가 첩첩이 겹쳐 있었다. 게다가 '대기업 특혜'라고 하는 프레임에 걸리면 공무원 몇 명은 간단하게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안 해 주면 중국으로 간다는데 무조건 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당시 재정경제부가 나서서 원스톱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 뒤로 부품 소재 납품 기업을 위해서, 그 다음에는 이들 기업의 종업원들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서 두 차례 더 '종합 규제개혁'을 해 준 것으로 안다.

이명박 대통령 초기에 잠실의 롯데 타워 규제 개혁 사례도 공군의 반대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바꾸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다중적인 규제 개혁 사례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말기의 2기 신도시는 특전사, 남성대 골프장을 내보내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였지만 관계 부처의 통합 태스크포스로 신속하게 해결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SK의 용인 반도체공장이 3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는 '삼성, SK 특혜법'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3년을 허송세월하고 올해 초에야 통과시킨 사람들이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대기업은 빼고 하고 싶다는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이 안 된다. 규제가 정상이고 규제개혁은 특혜라는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은 안 된다.

◆ 성공 사례를 비춰봤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올바른 규제 방향은.

= 성공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투자 프로젝트별로 중앙정부 관련부처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챙겨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다 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역할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자체의 역할이 거의 없는 이런 방식은 국가적 규모가 아닌 작은 투자사업에 일일이 다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시사점이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광주시가 노동력 확보 등에 특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GGM 같은 사례가 더 쉽게 더 많이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설악산,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해 주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개혁은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지방 간 경쟁은 토지 제공, 노동력 확보와 관련한 지원과 혜택, 지방세 감면 등이 주요 수단인데 우리는 지자체가 아무런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지방에게 넘겨 주면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권한을 지방에게 넘겨 주는 수준의 지방자치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의 길이다. 투자 유치의 주체인 지자체 장들의 손에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 주는 것이 가장 유효한 규제개혁의 수단이라는 말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중앙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체제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 경쟁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게 결정권을 줬을 때 장단점은.

= '낙후된 지방은 어떻게 하느냐' 또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하는 사고방식에서 보면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지역 간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획일적인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규제개혁은 어렵다. 규제개혁을 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규제권을 다 틀어 쥐고 있는 이런 시스템으로 어떻게 규제개혁이 되겠는가? 장점을 논하기 전에 현재의 획일적 체제의 단점이 너무 명확하다. 낙후된 지역은 싼 땅값, 싼 노동력, 즉 낙후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낙후가 강점인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방에 없는 것이 더 문제다.

균형 발전은 규제가 아니라 수도권에서 더 많은 세금이 들어오게 해서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은 재원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 등소평이 중국의 개혁에 성공한 것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부 지역, 일부 국민이 먼저 잘 사는 것을 허용'한 것이 아니던가? 잘못할 가능성 때문에 잘할 가능성을 봉쇄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오늘날 이렇게 행위무능력 상태로 빠뜨린 것이다.

◆ 중복 규제가 많아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 파주 LCD 공장의 사례에서 재경부는 어떤 규제의 주무부처도 아니었다. 규제의 주무부처가 규제 개혁을 주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주무부처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수요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규제개혁을 주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주무부처는 피고에 불과한 그런 규제개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중복 규제라는 것이 여러가지 규제가 중첩된 것을 의미한다면, 더구나 주무부처가 아닌 부처나 조직이 결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큰 투자 사업일수록 많은 규제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한 건씩 규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투자 저해 요인이다. 중앙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모든 투자 사업을 책임지고 실현할 부서와 사람을 정해서 전권을 주고 오직 규제개혁의 결과에 의해서 평가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박병원 약력

▲ 1952년생
▲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 행정고시 17회
▲ 1986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실 서기관
▲ 1997년 재정경제원 부총리 비서실장
▲ 1998년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런던) 이사
▲ 2005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 2008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2018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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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이피알, 짝퉁에 당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에서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 발표는 알고 보니 에이피알의 공식 수출품이 아닌 가품 유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피알이 AI 모니터링을 통해 가려낸 중국산 짝퉁. 진짜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진= 에이피알]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현지 업체는 에이피알의 공식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K-뷰티 인기에 편승한 가품 유통의 또 다른 사례로 보고 있다. 4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HSA가 수단레드 미량 검출 사실을 밝힌 배치 번호는 '2E122I.2E117I'와 '2E191G.2E193G'다. 그러나 에이피알이 확인한 공식 출고 및 수출 이력상 해당 배치 번호 제품이 싱가포르로 수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SA가 검사한 샘플의 판매처로 지목된 비너스 뷰티 역시 에이피알의 공식 공급 및 유통업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 업체에 해당 제품을 직접 공급하거나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확인 결과 비너스 뷰티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매장 1개만 운영하는 영세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망이 아닌 소규모 매장을 통해 정체불명의 제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중국산 짝퉁에 당했을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화장품 업체들이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가품 유통으로 여러 차례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 5월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공식몰에 '위조제품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 안내' 공지를 올리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 나섰다. 당시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중국산 위조제품이 유통되면서 관련 피해 상담이 3년간 450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위조제품은 무단으로 메디큐브 로고를 사용하고 패키지와 용기까지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해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K-뷰티 전반의 위조품 문제도 심각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메디큐브를 비롯해 토리든, 마녀공장, 스킨1004, 달바 등 인기 K-뷰티 브랜드를 도용한 가품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 판매자들은 공식 판매처의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고 제조국을 한국으로 표기해 정품과 혼동을 유도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테스트 리포트. [사진= 에이피알] 에이피알은 지난달 3일 HSA의 요청에 따라 현지 공인 시험 기관에서 별도의 제품 시험을 진행했다. 에이피알 싱가포르 법인이 제출한 제품에서는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같은 달 26일 HSA로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다만 수단레드가 미량 검출된 비너스 뷰티 판매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이슈가 제기된 이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시아권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관계 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대응해 왔다"며 "싱가포르에서도 HSA의 요청에 따라 HSA 공인 시험 기관에서 제품 시험을 진행했고, 불검출 결과가 확인된 이후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HSA가 검출 사실을 밝힌 샘플의 판매처로 언급된 업체는 당사가 해당 제품을 공급한 공식 유통업체가 아니며 해당 배치 역시 당사의 싱가포르 공식 수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제품이 어떠한 경로로 현지에 유통됐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가품 여부나 진위에 대해서는 당사나 싱가포르 측에서도 확실히 확인 가능한 부분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fineview@newspim.com 2026-09-0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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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軍, 호르무즈 파병 실무 착수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와 군(軍)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군수지원함,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파병이 성사될 경우 2004년 자이툰부대 이라크 파병 이후 22년 만의 미국 요청에 따른 해외 파병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며 "최종 결정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해상초계기(P-8A)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국방부 "호르무즈 파병, 구체적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합참과 해군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비해 투입 전력과 작전 임무,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군수지원 계획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파병 후보 전력으로 P-8 포세이돈과 해군 군수지원함, EOD를 거론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문제도 관련 국가와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우선 검토하는 것은 전투함이 아닌 '지원 성격'의 자산이다. 해군 최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AOE-II)과 P-8A 해상초계기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소양함은 원양 해역에서 작전 중인 함정에 연료·탄약·식량·부품을 보급하는 전력이다. 해군이 보유한 소양함급은 1척으로 기본 배수량 약 1만1000t급이며 만재 배수량은 약 2만3000t에 이른다. 승조원은 약 140명 규모다. P-8A는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초계기다. 해군은 2024년 미국에서 6대를 인수했고 지난해 7월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 P-8A가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 투입되면 해군 해상초계기의 해당 해역 첫 작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해군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정·잠수함 위협, 기뢰·수중 위협 가능성이 상존하는 해역이라는 점에서 감시·정찰과 항로 안전 확보 임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의 1만1000t급 군수지원함 소양함(AOE-51)이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후보 전력으로 군수지원함과 P-8A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 전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해군 소양함·P-8A 초계기·EOD 전력 150명 안팎 전망  EOD(폭발물처리) 전력도 함께 거론된다. 이는 항만·기항지·함정 주변에서 폭발물이나 기뢰 의심 물체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다만 EOD의 구체적 편성과 장비, 임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양함과 P-8A, 관련 지원 인력을 함께 운용할 경우 파병 규모는 최소 150명 안팎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파병까지는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해외 파병은 통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의결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는 "현재 논의 중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대이란 군사 기여 문제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뒤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이 이란 관련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고 미국이 주한미군 약 '3만9000명'을 통해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청와대는 당시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 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혀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한 연합해군 전력이 지난 7월 22일(하와이 현지시각) 하와이 제도 북부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전투함보다 군수함·초계기 비전투 자산 먼저 검토 예상  정부는 이란과의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전투함보다 군수지원함·초계기 등 비전투 자산을 먼저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수지원함과 초계기가 실제 분쟁 해역에서 작전에 들어가면 단순한 후방 지원 이상의 정치·군사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2020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당시에 문재인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아덴만 해역의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일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는 별도 파병안과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2026-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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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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