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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⑫ 박병원 전 경총 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과 지자체에 줘라"

기사입력 : 2022년07월07일 13:13

최종수정 : 2022년07월07일 15:36

규제 주무부처가 개혁 주도하게 해선 안 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규제 개혁 나서도록 유도해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개혁의 주도권을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박 전 회장은 "설악산과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과 같은 것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하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며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 개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체감도는 매우 낮다. 규제개혁은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는가.

= 규제 개혁의 목표는 어차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역대 정부의 실패는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고, 강도나 의지가 미약했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규제 개혁을 정권마다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안의 돌맹이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일선 행정부서나 지자체의 인허가 수준의 규제를 전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규제는 이런 수준의 규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 속에 자리잡고 있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의 제도에 의해서 규율되어야 한다는 자승자박 때문이라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같은 토지이용 규제, 노동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획일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다양성, 유연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구조가 인허가 수준의 규제 개혁조차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최저임금의 차등화 논의에서 본 바와 같이 노동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지역별, 연령별 차등화는 법에 근거가 없다고 논의조차 되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요구되는 전국·획일적 적용을 전제로 한 업종별 차등화만 논의하다가 또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 개혁이 불가능하다. 업종별 차등화까지 포함해서 최저임금을 지방정부가 정하게 해야 비로소 유연하고 다양한 결정이 가능하게 되고 적극적 규제개혁이 가능하게 된다.

◆ 정치권이 규제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 정치권이 한쪽으로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규제는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국회와 정치권에서 비롯된다. 공무원이나 행정부는 시행령이나 만들고 집행을 할 뿐이어서 행정부 차원의 규제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효과가 없게 마련이다.

국회의원은 왜 규제법을 끝없이 만들어 내느냐? 그것을 원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무관심하거나 규제 개혁을 원하는데 일부 이해당사자들은 규제를 만들어 달라고 정치인들에게 요구를 한다. 똘똘 뭉쳐져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 정치인들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규제 확산의 뿌리인 것이다.

수도권을 규제해 달라는 지방, 가격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 대기업을 규제해 달라는 중소기업, 사용자를 더 규제해 달라는 노동조합(주 52시간 노동제, 300만 명 이상의 임금노동자가 아직 받지 못 하고 있는 최저임금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은 일부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식량 안보라는 미신을 내세워 농업 규제와 지원을 요구하는 사람들 등 규제를 요구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민이 규제를 요구하더라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그런 규제가 소기의 정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이끌고 나갈 의사도, 능력도 없고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 수준의 정치가 규제 확산의 원인인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규제를 요구하는 일부 국민의 눈치를 보다가는 전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규제개혁을 약속하고 선출되어 규제 확산으로 끝나는 이 모순은 되풀이 될 것이다. 황당한 처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규제의 폐해를 온 국민에게 알리는 이런 노력을 해 왔다면 가격 규제, 수도권 규제, 토지이용 규제, 그린벨트 규제, 노동 규제 등이 지금의 모습이었겠는가? 

이러한 암덩어리 규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정당하지만 방법이 틀렸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강자를 규제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런 종류의 규제는 내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국가적 자해행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실적으로 온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약자를 도와 줌으로써 해결할 일이며 약자를 도와 줄 역량은 투자 유치로 경제를 강하게 만들어야 생긴다.

이런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국제비교도 더 많이 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규제의 폐해는 투자 유치에 있어서 국제경쟁에서 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정치권은 표가 없는 이런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기업, 특히 외국 기업은 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규제를 우리만 한다면 그만큼 우리만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 하게 되고 외국이 우리나라의 기업의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해 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면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힘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를 다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국민들에게서 나오면 정치인들이 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이유라고 콕 찍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서 거국적 노력을 했었고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도 지원, 장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배가 불러진 것인지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은 커녕 우리 기업의 투자에 대한 지원도 줄여버렸고 우리 기업의 외국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3배가 넘는 투자 기피 국가가 되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까지 급격히 느는 상황이 되었다. 일자리정부를 내세웠던 전 정부가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대책도 없이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내외국인 투자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못 한 것이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원인임을 인식하지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라면 고지가와 노동에 대한 과잉 규제이다. 기업의 투자 요인은 간단하다. 자본, 노동, 토지 세 가지인데 이 세 가지 면에서 우리는 모두 경쟁국은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불리하다.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대폭 축소되었고, 교육 규제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국제경쟁력 있는 임금 수준에 확보하기가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토지 이용 규제는 상시 토지 공급 부족국가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땅값이 가장 비싼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고지가는 우리 경제의 만병의 근원이다. 토지 이용 규제의 혁파로 가용토지를 선제적으로 늘려서 지가를 떨어뜨리지 않고는 온 국민의 모든 경제활동이 한줌도 안 되는 땅 가진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이런 구조에서 탈피할 수가 없다. 아파트 가격 급등을 규제와 중과세로 해결하려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전 정부가 준 교훈이 가격 안정은 오직 공급 확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불변의 철칙이다. 땅값도 공급 확대 없이는 안정시킬 수 없고 그래서는 한국 경제도 희망이 없다.

노동의 경우도 노동자를 위해서 사용자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사용자를 규제하면서 노동자를 규제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예컨대 '주 52시간 노동제'는 노동 강도, 임금 수준 등의 사정에 따라서는 그 이상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노동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에도 그들의 자유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제도는 현재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3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획일적인 노동 규제는 반드시 일부 노동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은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노동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이라도 자유를 주는 규제개혁도 못한다면 그런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 우리나라에 대규모 투자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 제가 기억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대규모 투자 성공 사례로는 노무현 정부 초기 LG필립스의 파주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장이 거의 마지막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00만 평으로 기억되는데, 단순한 농지·임야 전용 규제만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규제, 군사시설, 문화재 등 어려운 규제가 첩첩이 겹쳐 있었다. 게다가 '대기업 특혜'라고 하는 프레임에 걸리면 공무원 몇 명은 간단하게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안 해 주면 중국으로 간다는데 무조건 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당시 재정경제부가 나서서 원스톱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 뒤로 부품 소재 납품 기업을 위해서, 그 다음에는 이들 기업의 종업원들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서 두 차례 더 '종합 규제개혁'을 해 준 것으로 안다.

이명박 대통령 초기에 잠실의 롯데 타워 규제 개혁 사례도 공군의 반대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바꾸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다중적인 규제 개혁 사례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말기의 2기 신도시는 특전사, 남성대 골프장을 내보내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였지만 관계 부처의 통합 태스크포스로 신속하게 해결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SK의 용인 반도체공장이 3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는 '삼성, SK 특혜법'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3년을 허송세월하고 올해 초에야 통과시킨 사람들이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대기업은 빼고 하고 싶다는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이 안 된다. 규제가 정상이고 규제개혁은 특혜라는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은 안 된다.

◆ 성공 사례를 비춰봤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올바른 규제 방향은.

= 성공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투자 프로젝트별로 중앙정부 관련부처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챙겨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다 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역할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자체의 역할이 거의 없는 이런 방식은 국가적 규모가 아닌 작은 투자사업에 일일이 다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시사점이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광주시가 노동력 확보 등에 특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GGM 같은 사례가 더 쉽게 더 많이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설악산,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해 주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개혁은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지방 간 경쟁은 토지 제공, 노동력 확보와 관련한 지원과 혜택, 지방세 감면 등이 주요 수단인데 우리는 지자체가 아무런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지방에게 넘겨 주면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권한을 지방에게 넘겨 주는 수준의 지방자치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의 길이다. 투자 유치의 주체인 지자체 장들의 손에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 주는 것이 가장 유효한 규제개혁의 수단이라는 말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중앙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체제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 경쟁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게 결정권을 줬을 때 장단점은.

= '낙후된 지방은 어떻게 하느냐' 또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하는 사고방식에서 보면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지역 간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획일적인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규제개혁은 어렵다. 규제개혁을 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규제권을 다 틀어 쥐고 있는 이런 시스템으로 어떻게 규제개혁이 되겠는가? 장점을 논하기 전에 현재의 획일적 체제의 단점이 너무 명확하다. 낙후된 지역은 싼 땅값, 싼 노동력, 즉 낙후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낙후가 강점인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방에 없는 것이 더 문제다.

균형 발전은 규제가 아니라 수도권에서 더 많은 세금이 들어오게 해서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은 재원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 등소평이 중국의 개혁에 성공한 것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부 지역, 일부 국민이 먼저 잘 사는 것을 허용'한 것이 아니던가? 잘못할 가능성 때문에 잘할 가능성을 봉쇄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오늘날 이렇게 행위무능력 상태로 빠뜨린 것이다.

◆ 중복 규제가 많아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 파주 LCD 공장의 사례에서 재경부는 어떤 규제의 주무부처도 아니었다. 규제의 주무부처가 규제 개혁을 주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주무부처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수요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규제개혁을 주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주무부처는 피고에 불과한 그런 규제개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중복 규제라는 것이 여러가지 규제가 중첩된 것을 의미한다면, 더구나 주무부처가 아닌 부처나 조직이 결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큰 투자 사업일수록 많은 규제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한 건씩 규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투자 저해 요인이다. 중앙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모든 투자 사업을 책임지고 실현할 부서와 사람을 정해서 전권을 주고 오직 규제개혁의 결과에 의해서 평가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박병원 약력

▲ 1952년생
▲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 행정고시 17회
▲ 1986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실 서기관
▲ 1997년 재정경제원 부총리 비서실장
▲ 1998년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런던) 이사
▲ 2005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 2008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2018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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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AI 기반 맞춤형 MY뉴스 출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매일 쏟아지는 수만 개의 뉴스 중에서 정작 나에게 필요한 뉴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국내 최초로 AI(인공지능)로 독자에게 뉴스를 추천해주는 'AI MY뉴스'를 11일 본격 출시했다. AI MY뉴스의 핵심은 지능형 구조에 있다. 그동안 미디어는 독자가 선택한 관심 분야에 의존해 단순히 뉴스를 선별해 제공했다. 그러나 AI MY뉴스는 독자를 이해하고 학습해가며 개인에게 꼭 필요한 뉴스를 골라 제공한다. ◆ AI 추천뉴스·글로벌투자·AI 어시스턴트 출시 'AI 추천뉴스'는 독자가 첫 번째 기사를 클릭하는 순간부터 작동한다. 관심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기사를 읽을 때마다 AI 시스템이 독자의 취향을 기억하고 분석한다. 경제 뉴스를 자주 읽는 독자라면 점차 반도체, 주식, 부동산 등 세부 관심사까지 파악해 더욱 정확한 뉴스를 추천한다. '모닝 브리핑'과 '런치 브리핑'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모닝 브리핑은 AI가 밤새 분석한 전날과 당일 새벽까지의 주요 뉴스를 5~7개 헤드라인으로 정리해 제공한다. 런치 브리핑은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의 뉴스를 공공·정치, 산업시장, 글로벌, 전국 이슈 등 4개 분야로 나눠 각각 5개씩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글로벌 투자' 서비스는 AI MY뉴스의 핵심 콘텐츠다. 뉴스핌 마켓 전문기자들의 고품질 투자분석 'GAM(Global Asset Management)'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글로벌 브리핑'은 미국 증권시장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날마다 시장 개요부터 투자자 관점까지 4개 섹션으로 체계화된 분석을 제공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를 별도 추적해 대형 기술주의 시장 영향력을 정밀 분석한다. '파워 특징주 포트폴리오'는 일일 수익률, 변동성, 이동평균 편차 등 핵심 지표를 종합해 수익률 상위 종목을 분석하고, '이 시각 증시 시그널'은 글로벌 이슈를 실시간으로 찾아 미국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로 정리해 제공한다. '주간 연준 인사이트'는 연방준비위원회 공식 브리핑을 투자자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뉴욕증시 전문가 팁'은 매일 뉴욕 현지 증시 전문가들의 생생한 조언을 5개의 구체적인 팁으로 가공해 전달한다. 이 가운데 '뉴스 종목 추적기'는 전 세계 글로벌 뉴스에서 미국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S&P500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받을 종목을 각각 5개씩 찾아 구체적인 이유도 내놓는다. 뉴스핌이 새롭게 내놓는 AI MY뉴스 서비스 모습 [자료=뉴스핌DB] 2025.08.08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은 글로벌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생활 밀착형 AI 어시스턴트도 제공한다. '뉴스 전략 24시'는 그동안 축적된 뉴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답변과 생활 전략을 제시한다. 미국 증시 투자 전략도 함께 제공해준다. '정책 배달 119'는 정부 정책브리핑의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상황에 맞는 정책을 찾아 신청 방법까지 안내하는 개인 맞춤형 정책 컨설턴트 역할을 한다. 단순 검색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의 행동을 이끌 수 있는 현실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뉴스핌의 모든 기사는 50개 국어로 번역돼 국내 거주 외국인과 해외 독자들도 모국어로 한국 뉴스를 접할 수 있다.  ◆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미디어 경험의 시작" 민병복 뉴스핌 회장은 "AI MY뉴스는 정보 홍수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달하는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 모두의 삶에 힘이 되는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AI MY뉴스는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개인의 삶에 진정한 가치를 더하는 새로운 미디어 경험의 시작"이라며 "AI를 활용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AI로 콘텐츠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제한 없이 무료 서비스를 바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AI MY뉴스 서비스는 첫 버전(V 1.0)이다. 우선 모바일 웹페이지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뉴스핌은 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콘텐츠 수요를 직접 파악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분야별 독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다양한 콘텐츠 설계 아이디어를 받아 매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이미 서비스에 나선 AI 아나운서 글로벌 투자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뉴스핌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 시장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글로벌 뉴스통신사로 도약하는 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8-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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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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