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초회보험료 3분의 1로 뚝...신계약도 반토막
당분간 판매 위축 불가피...보증준비금 부담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일 급락하면서 변액보험 순자산 100조원대가 무너졌다. 주식 시장 부진으로 변액보험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규 가입도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간 변액보험을 확대해왔던 생명보험사들은 판매 부진과 보증준비금 부담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변액보험 순자산은 지난 24일 기준 98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12조1600억원에서 13조9100억원 감소했다. 변액보험 순자산이 100조원대 밑으로 내려온 것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그 수익을 환급금에 반영하는 상품이다. 변액보험 순자산은 보험 적립금에 운용수익을 더한 것이다.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떨어지거나 가입자가 중도 해지 또는 만기 해지로 적립금을 뺀 경우 순자산이 줄어든다.
[자료=생명보험협회] 최유리 기자 = 2022.06.27 yrchoi@newspim.com |
최근 순자산액이 쪼그라든 것은 국내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다. 전체 변액보험 펀드의 77.5%가 국내투자형인 만큼 국내 증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올 초만 해도 변액보험 순자산 규모는 110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로 증시가 활황을 나타내면서 최근 2년간 변액보험 순자산도 늘었다. 코스피가 3200 부근까지 올랐던 작년 1월엔 117조2000억원까지 불었다.
그러다 금리 인상 본격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지난 3월에는 11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미국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코스피가 2300선까지 밀리자 순자산도 급격히 빠졌다. 코스피 고점 시기와 비교하면 19조원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순자산이 줄면 가입자가 돌려받을 보험금도 적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변액보험 신규 가입자도 줄었다.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48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토막이 났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을 계약한 후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신규 실적을 나타낸다.
이 기간 신계약 건수도 6만300건으로 1년 전보다 절반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변액종신과 변액연금, 변액유니버셜 상품 등 모든 상품에서 신계약 건수가 줄었다.
올 하반기에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생보사들은 고민이 깊어졌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부채 부담이 덜한 변액보험 확대에 주력해 왔으나 당분간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보험사가 쌓아야 할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부담도 커진다.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 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는 경영실적에 비용으로 반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변액보험 판매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그간 변액보험 영업에 집중했던 생보사들이 이를 대체할 만한 상품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