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정상회의 핵심의제 중·러 안보·경제위협 대응
아태국가에 중국·러시아 공동전선 참여 요청
토의 후 30일 '나토 2022년 전략 개념' 채택 예정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출국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유럽 28개국과 미국, 캐나다로 구성된 군사방위조직 나토가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이번 정상회의 '파트너 국가'로 초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2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로고. 2022.06.27 [사진=NATO 홈페이지] |
나토 홈페이지에 소개된 올해 정상회의 의제(어젠다)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오는 28일(식전행사)부터 30일까지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2 나토정상회의'를 소개한 홈페이지에서 나토는 이번 서미트의 목적이 회원국들의 집단방어과 10억명에 달하는 회원국 국민들의 안전에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마드리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서 다룰 어젠다 중 첫 번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새로운 안보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전략 마련이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중립국 노선을 포기한 스웨덴과 핀란드의 신규 회원 가입 문제도 논의될 전망이다.
두 번째 의제는 중국의 영향력 증대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등 나토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들이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 간 군사 및 경제 동맹이 전 세계에 야기하는 안보 위기도 심도 있게 다루게 될 주요 의제다.
나토는 공식 회의가 시작되는 29일 오후 '나토 동맹이 맞고 있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 어젠다들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한 뒤 다음 날 '2022년 전략 개념(NATO 2022 Strategic Concept)'을 발표할 예정이다.
나토가 마련중인 새 전략 개념은 변화된 안보 환경에 맞춰 동맹의 구조와 역할을 재정의하는 '미래 청사진(blueprint)'이다. 유럽의 지역 안보 기구 성격을 갖고 있는 나토가 파트너 국가들과 손잡고 인도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는 또 이번 회의에서 전통적인 안보 위협 외에 사이버와 신기술 등 신안보 분야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토론도 예상된다.
즉 나토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 등 아태 지역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초청한 배경에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중국·러시아과의 공동전선에 참여해달라는 요구를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홈페이지에 소개된 2022 정상회의 주요 의제. 2022.06.27 [사진=NATO 홈페이지] |
미국 정부 입장을 주로 보도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2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나토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전날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며 "이번 유럽 순방 일정은 서방의 '대러시아 동맹 강화'와 '중국 견제'라는 두 가지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또 "이번 회담은 나토의 범위와 우선순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나토가 앞으로 북미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자유민주 세계를 대표하는 집단 안보 체제로 발돋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이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로 고착되고 있는 신냉전구도를 글로벌 전체로 더욱 가속화시키고 확대시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외교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윤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고 돌아올지 주목된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