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KB생명, 신용보험 출시
카디프생명, 할인 특약으로 차별화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사망, 실업 등으로 빚을 못 갚을 때 보험금으로 상환할 있는 신용보험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그간 판매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주요 판매 채널인 은행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보험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이번주부터 IBK기업은행과 손잡고 신용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신용보험은 사망, 상해, 질병, 실업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보험금으로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금액은 채무 한도 내에서 1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선택 가능하다. 판매는 기업은행 모바일 앱을 통해 하지만, 다른 은행 대출도 상환 대상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2022.03.25 pangbin@newspim.com |
여기에 수술비 보장을 더했다. 암, 심뇌혈관 등 76종의 수술비를 보장한다. 보험금이 대출기관으로 돌아가는 신용보험의 기본 틀에 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장을 더한 것이다.
KB생명도 이르면 내달 신용보험을 내놓는다. 7~8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을 비롯해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판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기존에 유일한 신용보험 판매사였던 BNP카디프생명은 상품 차별화에 나섰다. 신용도가 높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으로 승부를 걸었다.
대출, 연체 등 신용정보를 활용해 '신용생명지수'를 산출하는 게 특징이다. 신용생명지수를 10개 구간으로 나눠 상위 구간에 한해 최대 10%까지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지수를 개선하면 더 높은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당 특약에 대해 독점 사용권을 신청했고 오는 8월 상품에 탑재할 계획이다.
카디프생명은 "가입자에게는 양호한 신용도를 유지하거나 개선하려를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보험사는 이를 통해 손해율 안정화가 가능하다"며 "최근 가계부채 급증과 금리 인상에 따라 보험사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신용보험을 선보이는 것은 최근 가계부채 부담이 커짐에 따라 상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신용보험은 규제 탓에 소비자가 직접 찾지 않으면 판매가 어려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대출 상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상품 판매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단가가 낮아 수익 기여도가 높은 상품은 아니지만 대출 중개 플랫폼에서 저신용자 대출시 신용보험에 가입시키는 수요가 늘었고 은행권에서도 리스크 헤징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판매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일단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진단했다.
신용보험은 대출을 조건으로 가입하게 하는 이른바 '꺾기' 우려로 규제가 엄격하다. 은행 창구에서 판매할 때 대출과 보험 창구를 분리해야 하고 대출담당 직원은 판매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에선 저신용자들이 대출받을 때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며 "고객의 신용도나 대출기관의 건전성 관리에 유용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가계부채 위험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