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최고세율 22%→25% 인하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낮춰
전문가 "구체적 세수 보완책 필요"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정부가 경제 활력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감세에 나서면서 그동안 강조해온 '건전 재정' 기조와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수 결손에 대한 뚜렷한 보완책을 정부 차원에서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낮추고 과세표준 구간도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6.16 yooksa@newspim.com |
◆ 대기업 법인세 낮추면서 유류세는 찔끔…尹정부 부자감세 지적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이후 13년 만이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서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법인세 과표 구간도 4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기로 했다.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완화한다. 정부는 종부세의 산정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까지 낮추고, 1세대 1주택자에 한해 특별공제 3억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기재부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1가구 1주택자 기준으로 공시가격 18억원 아파트의 종부세는 257만원에서 69만원으로 낮아진다.
'건전 재정'을 강조했던 정부가 전방위적인 감세에 나서면서 상충되는 목표를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법인세는 정부가 걷는 세금 가운데 가장 세수 비중이 큰 세목 중 하나로 꼽힌다. 국세청이 지난 3월 공개한 지난해 세수실적을 보면 전체 세수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한다.
만약 정부 방침대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수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게 된다. 정부가 지난 2017년 법인세율을 22%에서 25% 인상하면서 연간 2조5599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를 다시 되돌리면 최소 2조원이 넘는 세수가 매년 줄어들게 된다.
종부세 역시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차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종부세 수입을 8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면 종부세 수입도 줄어들게 된다.
◆ '건전 재정' 외치면서 세수대책 미흡…선순환 안되면 독이 될수도
명확한 세수 보완책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기대하는 경제 선순환이 안 될 경우 자칫 독(毒)이 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세입이 줄어들더라도 경제 활력을 키우기 위해 우선 감세 정책을 펴고, 지출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수 결손을 어떻게 조달할 건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인세, 소득세 등 감면 정책을 추진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세수 결손을 어떻게 보출할 건지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강조한 재정준칙 도입과도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은 오히려 세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법인세 완화로 기업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등 오히려 경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추 부총리는 "감세로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창출하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세수 기반이 확대된다"며 "큰 틀에서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조치는 재정이나 경제 전체에 선순환할 수 있는 장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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