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뇌물 재판서 증언…"정영학이 최고 정점"
남욱 "'50억 클럽' 안 믿어…김만배 비용 부풀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015년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총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민간사업자 공모 선정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는 진술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김씨의 7차 공판을 열고 김씨에 대한 변론을 분리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hwang@newspim.com |
김씨는 당초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 등 3명이 추진하던 대장동 초기 사업에 관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성남시 주변에 돌아다니는 정보도 있고 제가 직업이 기자라 아는 사람이 많으니 도와달라고 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기자로부터 남 변호사를 소개받고 남 변호사로부터 다시 정 회계사와 정재창 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이어 남 변호사에 대해 "대장동 원주민을 잡고 있었고 토지 소유주들이 적극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었다"고 평했다.
정 회계사에 대해서는 우두머리를 뜻하는 '헤드쿼터'라는 표현을 쓰며 "정영학이 모든 것을 지휘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또 "제가 볼 때는 정영학 혼자 전문지식이 있고 '최고 핵심은 정영학이구나' 생각했다"며 "정재창, 남욱에게 소소한 일을 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남욱 피고인이 수원지검에서 변호사법 위반죄로 조사받게 되자 사업 지분 35%를 지급하기로 하고 증인이 대장동을 총괄하게 된 것이 맞냐"는 검찰 질문에 "남욱이 2014년 12월 수사 때문에 빠지게 됐고 이후 사업을 제가 총괄했다는 형식적 의미는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모에 당선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확신해본 적이 없다"며 "본인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개발 회계사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제가 볼 때는 과연 이 능력으로 저 공모에 당선될 수 있을까, 당선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증언했다. 공모에 지원하면서도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김씨는 검찰이 총괄의 의미를 재차 묻자 "제가 지분이 가장 많고 하니까 회장으로서 제가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앞서 진행된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은 지난 5월 18일과 25일, 이날에 걸쳐 세 차례 끝에 마무리됐다.
이날 남 변호사는 김씨가 곽 전 의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에게 50억원씩 챙겨줘야 한다고 했던 '50억 클럽'에 대해 믿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분들이 50억원을 받을 만큼 어떤 일을 했는가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있었고 김씨는 늘 그런식으로 비용을 부풀렸던 경험이 있어 금액을 과하게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도 김씨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재직하고 있던 회사(머니투데이)의 (홍선근)회장님한테도 50억원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 회계사가 저한테 '이제 하다하다 그분한테까지 50억원을 줘야한다고 하네, 우리가 그 돈을 왜 줘야 하냐'고 해서 웃은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또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에게 50억원을 지급한 사실도 대장동 사건이 터진 다음에서야 김씨로부터 들어서 알게 됐다고 했다. 다만 김씨가 이 돈을 곽 전 의원에게 줬다거나 뇌물로 준 것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곽 전 의원의 아들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곽 전 의원 측에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뇌물로 제공한 혐의, 남 변호사는 2016년 20대 총선 직후 곽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 5000만원을 교부한 혐의로 곽 전 의원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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