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건국 이래 대동란이다."
북한 내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된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말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을 처음 인정한 북한은 즉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전면적인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송기욱 정치부 기자 |
북한 매체 발표를 보면 초기 일일 발열자 수는 평균 20만~30만명 수준으로 상황이 심각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내 열악한 의료체계와 백신 수용 거부로 인한 미접종 상황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 상황이 길어질수록 북한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불과 한달이 지난 지금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은 예상과 정반대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일일 발열자가 10만명 밑으로 줄어들었다며 확연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350만에 달하는 발열자 중 사망자는 70명으로 치명률이 0.002%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전국적 범위에서 완쾌자 수가 날로 늘어나는 등 전염병 전파 상황이 통제, 개선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이 취한 조치는 마스크 보급과 대대적인 봉쇄조치 뿐이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구하기도 어려워 삼향우황청심환을 물에 타서 먹으라거나 버드나무잎을 달여 먹으라는 등 민간요법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북한은 처음 코로나19 발병을 인정했을 당시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바이러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정말 북한의 이런 조치들이 오미크론의 전파를 차단하고 코로나19 방역에 큰 영향을 줬던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도하는 코로나19 통계 자체에 의구심을 갖는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역시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발표한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 수치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지만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의료 전문가는 "북한 내 발열자 대부분이 오미크론 감염자일 경우 이미 실제 감염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을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에 코로나19 방역협력을 요청한 우리 정부는 여전히 그 답을 기다리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내비치치 않고 있다. 오히려 백신의 효능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도움 없이도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식 방역'이 그들의 주장대로 효과를 이어가며 코로나19 완전 극복이라는 해피엔딩이 될 것인지, 잘못된 판단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배드엔딩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