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공개사과…"충분히 상의 안해"
선거 미칠 파장 고려해 한발 물러선 듯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6·1 지방선거를 닷새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갈등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당 쇄신안을 놓고 정면 충돌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먼저 공개 사과문을 냈다. 박 위원장은 지방선거 후보들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충분한 상의없이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박 위원장이 지난 24일 단독으로 연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계기로 지도부 내홍이 분출한지 사흘 만이다. 중앙당 갈등이 선거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거세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5.25 kilroy023@newspim.com |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기 전 지도부 내 사전협의가 없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에게도 사과했다. 다만 박 위원장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배경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최강욱 의원 징계와 평등법 제정, 검찰개혁 입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비롯해, 공식적인 회의에서 제가 제기한 사안들이 매번 묻히는 것을 보면서, 국민께 직접 사과하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헤아려 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그간 굵직한 현안에서 소신 발언을 해왔으나 수용되지 않자 돌발 기자회견 방식을 택했다는 취지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된 '86 용퇴론'에 대해서도 재차 해명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당 쇄신책으로 86 정치인 용퇴를 언급했지만, 선거에 뛰는 후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86 용퇴론을 놓고 내홍이 격화하자 박 위원장은 "586이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년들이 당을 주도할 수 있도록 청년정치를 도와달라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지방선거 승리와 민주당의 미래가 있다"며 "반성과 성찰, 쇄신과 혁신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선 것은 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가 아니라 후보가 주인공"이라며 "남은 기간에는 민주당의 좋은 후보들, 좋은 정책을 국민께 알리는 데 집중하자"고 호소했다.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굳이 다른 말을 보태 생각의 차이를 부각시킬 때가 아니다. 우선 잘 듣고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하나됨을 만들 때"라며 "불필요한 논란은 잠시 멈추고, 힘을 모으자. 사즉생의 각오로 현장을 누비는 전국의 후보들을 먼저 생각하자"고 했다.
박 위원장이 사과하면서 지도부 내홍도 수습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박 위원장 뿐만 아니라 윤 위원장도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양쪽이 다 한 번 참고 가자는 생각"이라며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화해 무드가 조성돼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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