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우리나라 중간재 대외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발표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우리나라의 중간재 대외 의존도와 중국 의존도가 주요 7개국(G7)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3일 발표한 '우리나라 중간재 대외의존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중간재 수입 비중과 중국 의존도 모두 G7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진 반면, 중국 의존도는 10년 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 측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에 생산에 필수적인 중간재의 대외 의존도를 진단하고 시사점을 도출코자 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입에서 생산활동에 필요한 중간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50.2%로, G7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G7 국가들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영국 46.9%, 이탈리아 46.2%, 독일 44.1%, 프랑스 43.3%, 캐나다 43.0%, 일본 40.8%, 미국 38.3%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체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28.3%로 G7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본 21.1%, 미국 13.3%, 캐나다 10.3%, 독일 8.0%, 이탈리아 7.3%, 영국 6.4%, 프랑스 5.2% 순이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입의 중국 의존도는 8.9%p(19.4%→28.3%) 높아졌는데, 이는 G7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가 같은 기간 평균 0.8%p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해 월등히 큰 폭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일본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 의존도는 감소(21.0%→12.8%)했다.
경총 측은 이와 관련, "해외에서 중간재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 산업이 주요 경쟁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미·중 무역갈등, 요소수 사태, 봉쇄조치와 같은 중국發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 |
중간재 수입 비중 및 중국 의존도 국제비교, 2020년 기준.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
최근 공급망 불안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산업용 원자재 수입 비중과 중국 의존도를 국제비교한 결과 역시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원자재 수입 비중은 G7 국가 중 영국, 이탈리아를 제외한 5개국보다 컸고, 중국 의존도는 G7 모든 국가보다 컸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수입에서 '산업용 원자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로 G7 국가 중 영국(33.3%), 이탈리아(31.7%)보다는 낮고 독일(26.2%), 프랑스(25.0%) 등 5개국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체 산업용 원자재 수입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산업용 원자재 의존도'는 33.4%로 G7 모든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에 더해 달러/원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원유 같은 1차 산품이나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의 생산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에 더해 자국 내 기업활동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국제적 흐름과 달리, 우리는 기업인 형사처벌 리스크가 확대되고 규제 완화나 기업 지원 대책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해 국내 공급망 구축이 더욱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따라서 새정부에서는 근본적인 경영환경 개선과 신속한 정책 실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21일 우리 정부가 공식 발표한 IPEF 가입은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의 측면에서 적극 환영한다"면서 "다만, 높은 중간재 수입 중국 의존도를 고려해 만일의 상황을 위한 대응방안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