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北 도발 정황 분명"...국정원 "핵실험 준비 끝"
전문가 "코로나 상황 속 도발로 내부 결속 노릴 것"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한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군사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수습으로 내부사정이 복잡한 북한이 실제 도발을 감행할지 주목된다.
한미 당국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점을 전후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핵실험 강행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일본 방문기간 전후로 북한이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명한 정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도발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 시국이긴 하지만 미사일 발사 징후가 있다"며 "핵실험도 준비는 끝났고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국정원은 북한이 ICBM급의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추정했다. 더 나아가 "이 시기에 핵실험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내용 역시 언급했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 상황을 '대동란'이라 언급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에 돌입, 인민군을 투입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 수습에 정신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은 미사일을 쏘아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부 결속 차원에서 코로나 상황과는 별개로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3월 25일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방역은 방역대로, 도발은 도발대로 별개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이 위기 상황 속에서도 나라를 지킬 위력을 구비하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코로나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민심을 다잡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의 핵실험 시기는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관련 준비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당분간은 장마철 등 기상 상황으로 인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역시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까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미사일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한미 당국은 회담 기간 중 북한의 모든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차장은 혹시라도 한미정상회담 기간에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경우 그 성격에 따라 기존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한미 정상이 즉시 한미연합방위태세 지휘통제시스템에 들어가도록 플랜B를 마련해뒀다"고 강조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