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정보 공개, 10년간 위치추적기 부착도 요청
피해자 측 변호인 "법정 최고형만이 위로가 될 것"
이석준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서울=뉴스핌] 강주희·윤준보 기자 =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준(26)에 대해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석준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영원히 사회에서 배제되는 형벌도 가혹하지 않다고 본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너무나 끔찍한 범행에도 수사기관에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4회 조사에 이르러서야 자백을 했다"며 "법정에서 피해자를 물질만 요구하는 나쁜 사람을 만들어 명예훼손하며 감형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은 장시간 동안 피해자를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자신의 성욕을 채워줄 도구로만 봤을 뿐 존중이나 배려가 전혀 없었다"면서 "출소를 한다면 더 한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피해를 찾아 보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해자 가족들 역시 강력한 처벌을 바라고 있으며 대한민국 전체에 공포와 불안을 느끼게 했던 만큼 사회로부터의 영원한 격리는 가혹한 처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형 구형과 함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 신상정보 공개, 10년간 위치추적기 부착 등을 요청했다.
피해자 A씨 측 변호인도 사형을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우리나라에서 20대가 강력흉악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다"며 "설사 피고인이 무기징역을 받더라도 가석방되는 경우가 있고, 이 경우 피해자들은 가석방 이유도 알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어머니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엄마의 피를 지혈하는 아이를 찌르는 자라면 피해자 가족은 그런 자를 감히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피해자 가족들에겐 법정 최고형만이 가장 강력한 위로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5)이 17일 서울 송파경찰소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1.12.17 leehs@newspim.com |
반면 이석준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보복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애초 피해자 어머니가 아니라 피해자로부터 사과를 원한 것"이라며 "며 "범행 역시 검거에 대한 두려움, 자포자기 심정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물심양면으로 애정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얻지 못하고 경찰 신고까지 당한 상황에서 느꼈을 좌절감과 배신감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벌금 등 선고를 받은 전력이 없고 아직 20대 청년인 것을 감안해 선처를 해달라"고 했다.
이씨 측 변호인의 최후 변론이 끝나자 피고인석에 앉은 이석준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것이 없다"며 "평생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석준의 발언에 방청석에서는 A씨의 유가족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석준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강간상해·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감금·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모두 7개다.
검찰에 따르면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2시 30분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A씨의 집을 칩입해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 3월에 열린 공판에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으나 보복 살인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흥신소에게 50만원을 지급하고 A씨의 주거지를 알아낸 것을 범죄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강간상해 혐의 역시 강간을 목적으로 폭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석준에 대한 1심 최종 선고는 오는 31일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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