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철회한 구미현...흔들리는 구본성·구미현 연합
코로나 타격 벗자마자 오너일가 '남매 갈등'...내부 우려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녀인 구미현 씨가 해묵은 남매갈등의 캐스팅보터로 다시 떠올랐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던 구미현 씨가 돌연 태도를 바꿔 '일단 멈춤'을 선언한 것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후 구미현씨의 의중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구본성vs구지은....캐스팅보터로 떠오른 구미현
6일 업계에 따르면 구미현씨는 최근 아워홈에 '주주총회소집 허가 신청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에서 구씨는 "주총 소집을 신청하지 않았으며 주총에서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을 이뤄 사실상 경영권 매각 절차를 밟던 구미현씨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구미현씨의 입장 변화로 구본성·구미현 연합이 흔들리면서 아워홈 남매갈등은 새 국면에 진입했다. 경영권을 둘러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 간 갈등 전선에서 구미현씨가 다시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것이다.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사진 좌) 및 구지은 부회장(사진 우). <사진=아워홈> |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지난달 아워홈 측에 신규 이사 21명을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을 공식 요구하고 양 측 명의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매각 절차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임시주총에서 대규모 이사를 신규 선임할 예정이었다.
앞서 구미현씨는 지난해 6월 이미 한 차례 캐스팅보터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 갈등 상황에서 동생인 구명진씨와 함께 구지은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지은 체제' 구축에 힘을 실은 것이다.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은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 연합(합산 지분 59.6%)에 밀려 해임됐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임시주총 계획대로'...오너리스크 재개에 우려도↑
구미현 씨가 임시주총 신청을 철회하더라도 구본성 전 부회장의 보유지분(38.56%)만으로 임시주총 소집은 가능하다. 다만 지분 19.28%를 보유한 구씨가 구 전 부회장 편에 서지 않는다면 임시주총을 열더라도 의안 통과 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미현씨의 차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구미현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대표 중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아워홈의 경영권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아워홈 지분은 구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씨는 19.28%, 구명진 씨는 19.6%, 구지은 대표가 20.67%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구 씨가 공동매각 계획까지 철회할 경우 이번 남매의 난은 구지은 대표의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의 지분 매각 자분사를 맡고 있는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구미현 주주와 소통과정에서의 문제 등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본성 회장의 임시주주총회 신청은 기존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워홈 오너가의 지속된 갈등에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구 전 부회장과 구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지 1년도 안 돼 같은 갈등이 재현되고 있어서다. 특히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 낸 이후 지난해 겨우 회복세로 돌아서자마자 오너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외식업 반등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아워홈의 경우 중차대한 상황에서 오너일가 리스크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라고 말헀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