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자주 받고 진료비 부담...치아보험 수요 높아
생보·손보사 각축...새 회계기준 대비 보장성보험 확대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치아보험을 둘러싼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장 범위를 넓히고 치과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가입 문턱을 낮추는 등 시장 확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치아보험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새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확충 부담이 적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치아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했다.
현대해상은 보장 범위를 치아에서 얼굴 부위까지 확대했다. 부위별(눈, 턱, 귀, 코) 특화보장을 신설해 안과 관련 진단비, 턱관전 장애 및 악안면수술, 난청진단, 만성비염수술 등을 보장한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치아 단면도 2020.06.17 0I087094891@newspim.com |
치과치료 관련 보장 범위도 넓혔다. 주로 충치나 치주질환 치료만 보상하는 것과 달리 자연적인 치아 마모나 깨진 치아로 인한 치료도 보장한다. 또 가장 치료비 부담이 큰 임플란트에 대해 치료비뿐 아니라 사후 관리와 치료 실패를 대비한 재치료 비용을 보장한다.
동양생명도 비급여 항목으로 부담금이 큰 보철치료 보장을 강화했다. 프리미엄형의 경우 임플란트, 크라운 등 일부 보철치료를 계약일 2년 이후부터 무제한으로 보장한다.
가입 문턱도 속속 낮추고 있다. 기존 치아보험은 최근에 충치나 치주질환으로 영구치를 발치하거나 관련 수술을 받은 경우 가입할 수 없었으나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유병력자로 가입이 가능한 치아보험을 선보였다. 단 틀니 사용 여부나 최근 1년 내 치과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를 고지해야 한다.
라이나생명은 치료 이력이 있는 고연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가입 심사 기준도 완화해 치주 질환 관찰 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충치로 인한 투약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보험사들이 치아보험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치과 치료 빈도가 높아진 반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진료비 부담이 크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치주질환 진료인원은 1298만명으로 2014년보다 1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주질환 건강보험 진료비는 1조4564억원으로 43.4% 늘었다.
특히 치아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제3보험으로 경쟁이 더 치열하다. 생보사들은 고령화로 생보 고유상품인 종신보험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제3보험을 강화하고 있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향후 가입자에게 납입보험료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보험을 많이 보유할수록 부채 부담, 즉 자본 확충 부담이 늘어난다. 반면 치아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부채 부담이 적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외국계 보험사와 일부 손보사 중심으로 시장이 커졌으나 최근에는 대형 생보, 손보 구분 없이 보장 범위와 보험료로 경쟁하고 있다"며 "치아보험은 보장성 보험 중에서도 기존 사업 영역과 중복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