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남뉴타운 지침 있어…2구역만 규제완화 어렵다"
아파트 14층 저층 '단점'…건설사들, 한남3보다 관심 '시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2구역' 재개발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35층룰 삭제'에도 층수를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남2구역은 '한강변 중점경관관리구역'에 포함돼 있어 한강변 층수제한, 남산 고도제한에 묶여있다.
지난달 발표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서울플랜)'에 따라 고도제한 완화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이에 시공사 선정에 대한 관심도가 한남3구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다.
◆ 서울시 "한남뉴타운 지침 있어…2구역만 규제완화 어렵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남뉴타운 2구역에 대한 층수 완화는 현행 법령으로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한남뉴타운은 2016년 9월 마련한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에 따라 구역별로 높이, 용적률을 계획했기 때문에 한남2구역만 높이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12.07 sungsoo@newspim.com |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한 2~5구역이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남2구역은 한남3구역에 이어 두번째로 한남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빠르다.
한남2구역을 재개발하면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에 공동주택 30개 동, 1537가구(일반 1299가구, 임대 238가구)와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공동주택은 지하 6층, 지상 14층, 최고 높이 40.5m 규모다.
앞서 용산구는 작년 11월 26일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구보에 고시했다. 사업기간은 사업시행인가일(11월 26일)로부터 90개월(7년 6개월)이다. 사업비는 9486억원으로 계획됐다.
정비사업장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는 것은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할 권한을 얻었다는 의미다. 사업시행인가를 마치면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및 철거, 착공 및 분양, 준공 등 절차가 남아있다.
다만 한남2구역은 아파트 높이가 14층으로 저층이라 건설사들 관심이 아직 높지 않다. '한강변 중점경관관리구역'에 속해있어서 한강변 층수제한, 남산 고도제한에 묶인 탓이다.
중점관리구역 내 건축물과 개발사업, 사회기반시설은 경관심의를 받아야 한다. 기준은 ▲역사도심 내 건축물 5층 이상 ▲한강변 7층 이상 ▲주요산 주변 6층 이상 등이다. 또 경관관리목표별로 원칙과 세부지침 등의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이들 지역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한남2구역 바로 옆에 있는 한남3구역 재개발은 지상 22층,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 규모다. 이와 비교하면 한남2구역은 층수가 다소 낮은 편이다.
◆ 아파트 14층 저층 '단점'…건설사들, 한남3보다 관심 '시들'
업계에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서울플랜)'에 따라 한남2구역이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을 적용받을 경우 고도제한 완화로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발표한 '2040서울플랜'에서 그동안 서울 전역에 일률적‧정량적으로 적용했던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40 서울도시 기본계획 중 35층룰 폐지 [자료=서울시] 2022.03.03 sungsoo@newspim.com |
서울시 계획대로 층수제한을 폐지하면 다양한 설계안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경관을 가리는 문제가 크지 않고,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있어 높이차가 크지 않다는 점 등 대상지 여건이 맞다면 35층보다 높게 지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한강조망권 등을 살리는 설계안을 적용할 수도 있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 측에 확인한 결과 한남2구역이 고도제한 완화를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남뉴타운은 2016년 9월 마련한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에 따라 구역별로 높이, 용적률을 계획했기 때문에 한남2구역만 높이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한남지구가 '2030년 도시기본계획'상 서울의 남북 녹지축과 동서수경축이 만나 입지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한남지구 전체적인 계획과의 정합성, 인접구역을 포함한 한남지구 전체의 도시경관, 건축배치, 녹지축, 차량 및 보행동선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2구역은 4구역 등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에 비해 지대가 높아서 건축물 높이를 높게 책정하지 못했다"며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해당 지침에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2구역만 층수나 높이를 올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아파트 층수가 낮으면 해당 지역 '랜드마크'로 인식되기 어렵다. 현재 한강변 주요 아파트들이 '초고층'을 무기로 삼고 있어서다.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래미안 첼리투스'는 최고 56층, 최저 36층이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에 대한 관심도가 한남3구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한남3구역도 층고제한으로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어서 사업성이 있는지에 대해 얘기가 많았다"며 "당시 입찰경쟁이 치열했던 것은 총 사업비가 7조로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는 항상 관심이 높다"면서도 "다만 한남2구역 시공권 수주를 위한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