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재산세 통합 '단일세율' 적용 유력
부유세 도입도 검토…적용 여부 '불투명'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폐지도 대안 검토
장관 인사청문회서 기본 윤곽 제시할 듯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등 대대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종부세를 통·폐합해 단일세율을 적용하거나, 일정 이상 자산을 가진 특정 상위계층에게 부과하는 부유세로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을 막고,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적용을 폐지하는 방안 등 세부담 완화를 위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주택자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는 일도 숙제 중 하나다. 다만 이 경우 세수 감소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해 주택 매매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5년간 최대 2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해 집값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도 논의 중이다. 특히 청년,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들을 위한 선제적 주택 공급 지원으로 계층적 불균형 우려 해소에도 나선다.
18일 인수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주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기재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 실행 방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 기재부·국토부 장관 청문회서 尹 정부 부동산 정책 윤곽 나올듯
당초 인수위는 조만간 열릴 예정인 추경호 부총리 겸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 윤곽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시점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자는 내부 의견을 따라 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 실무 책임자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곧 열린다"며 "청문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두 후보자의 소신과 정견을 발표하면 시장에 중복·수정된 메시지가 전달돼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양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여 대략적인 윤곽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당시 공약한 부동산 세제 개편 내용들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도 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04.14 photo@newspim.com |
우선 다주택자·1주택자 모두에게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종부세 개편 문제가 현 정부에서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해 과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만약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할 경우 단일세율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핵심이다. 현재 종부세는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에 따라 0.6%~3.0%, 다주택자의 경우 1.2%~6.0%까지 부과한다. 또 재산세율은 공시지가 1억원 미만 미만에 대해서는 0.1%, 6억원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57만원+3억원 초과분의 0.4%를 매긴다. 만약 세율을 하나로 통합해 부과할 경우, 단일세율을 어느정도 수준으로 정할지에 따라 자산불평등 우려가 생겨날 수 있다.
더욱이 단일세율을 적용할 경우 지역 간 세수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6일 발표한 '2020년 지방재정연감'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대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해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 서울지역의 경우 2조원의 재원이 늘지만, 지방의 경우 상당 금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종부세와 재산세가 통합되면) 부의 서울 편중으로 결과적으로 수도권 특히 서울과 지방의 재정력 격차는 더욱 심화되며,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여건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종부세를 아예 폐지하고 뷰유세를 신설해 일정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특정 상위계층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부유세는 미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들이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중인 정책이다. 프랑스의 경우 주택과 토지 이외의 다른 자산을 합산해 부유세를 부과하기도 한다. 다만 어느 국가에서도 부유세가 성공적인 제도라고 평가한 사례는 없다. 불평등·양극화 문제 극복을 위해 한국도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실제 윤 정부가 도입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소득세나 상속 증여세를 통해서 부자들에게 부유세의 개념을 도입해 운영 중인데 글로벌 기준과 추세에 벗어나 새로운 부유세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종부세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부채를 감안해 준다거나 하는 부유세적인 개념을 가미하는 건 고려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감소 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시적 2주택자 1주택 적용, 60세이상 1주택자 종부세 유예 등 새 정부의 부동산 관련 세제 혜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종부세 폐지는 세수 감소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을 적용을 완화하거나,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적용을 폐지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경우 최소 수조원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 종부세수는 6조13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이에 인수위도 "(부동산) 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 보고 있다"며 "입법적 방안과 함께 여러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 DSR·LTV 등 대출 규제 완화 검토…250만 주택 공급도 과제
이 외에 DSR·LTV 등 대출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한 검토도 진행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지역과 주택 가격별로 차등 적용 중인 LTV 상한을 70%로 상향 단일화하고, 청년과 신혼부부 등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최대 8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현재 투기·투기과열지구 9억원 이하의 경우 주택 가격의 40%, 조정대상지역은 50%의 LTV가 적용되고 있다. 이 외의 지역은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04.15 dlsgur9757@newspim.com |
윤 정부 임기 내 최대 250만 가구 이상 주택 공급 실현이라는 큰 그림도 그렸다. 특히 역세권 첫 집 주택, 청년 원가 주택 등 사업 모델이 신중히 검토 중이다. 구체적 방안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발표 시점은 아직까지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바탕으로 인수위와 긴밀히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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