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리오프닝' 기대...시음·시식회는 아직
"세부 지침 부재로 현장 혼란 ↑"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전면 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유통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사적 모임·행사·집회·종교시설 인원 제한 등 기존의 거리두기 지침을 해제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뿐 아니라 식음료와 외식업계 등 유통업계 전반이 정부의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유통 업계에서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전면 해제가 코로나19로 침체된 수요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각종 소비가 집중되는 '가족의 달(5월)' 대목을 앞둔 만큼 매출을 확대할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임용균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품질·가격보다 서비스가 브랜드 로열티(충성도)를 넘어선 일종의 팬덤인 '브랜드 러브'를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밀하지만 감동을 주는 고차원의 서비스를 기민하게 제공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영화관과 공연장에서의 취식이 허용된 가운데 시식과 시음회 여부에 대한 지침은 빠졌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정부의 추가 발표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4.15 aaa22@newspim.com |
◆ "진짜 봄이 왔다"...유통업계, 거리두기 해제 '환영'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다양한 행사가 몰려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늘어나는 대목인 만큼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족 단위의 쇼핑객이 많은 5월은 매출이 높은 달이었지만 지난해엔 마이너스였다"며 "5월 이전에 방역이 완화되면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영등포에 치킨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정부의 지침이 완화될수록 손님이 늘었다"면서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지면 회식과 가족 행사도 생기며 매출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유통가에선 정부 방역 조치에 따른 모객 효과도 기대한다. 백화점 관계자는 "관건은 소비자 인식"이라며 "정부의 발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인식되고 나아가 '안전'이 국민적 공감대로 안착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다수의 업체는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도 있는 만큼 기존의 방역지침을 어느 정도 유지하겠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방역 지침을 바꾸면 고객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 내부적 논의 중"이라며 "호객행위 부분도 허용되지만 실내에서 큰 소리를 내면 방역에 민감한 고객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어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식음료 업계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는 기존에 거리두기 지침으로 30%가량 줄였던 좌석 수를 유지하고 입구에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하는 등 기존의 방역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비말 차단을 위해 테이블 마다 설치했던 투명 벽을 제거하는 등 단계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커피빈 등 다수의 커피전문점도 방역 조치와 운영시간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유통업계는 각종 프로모션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부 지침 변화로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5월은 가정의 달로 소비가 몰리는 대목인 만큼 긴 시간 침체됐던 유통업계가 매출 회복과 확대를 위해 대대적으로 행사를 열거나 판촉과 기획전 등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지난 15일 오후 1시경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커피전문점에 약 40명의 사람들이 앉아 음료를 마시고 있다. 2022.04.15 aaa22@newspim.com |
◆ 거리두기 전면해제 환영하지만...소비자 혼란 줄일 세부 지침 필요
유통 업계는 전반적으로 변경된 정부의 방역 방침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세부 가이드라인이 없어 소비자 혼란 가중 등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업종별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이 큰 그림만 그리는 발표를 하면서 현장과 소비자 혼란을 자초한다"며 "세부 지침은 발표 한참 뒤에 나오기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현장의 몫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몰려서 수요가 촉진되는 것은 좋지만 코로나19 확진으로 영업 중단 사태를 맞이할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코로나19 시기 다수의 백화점과 면세점이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대형마트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한편으로 반갑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어 매출 회복과 확대에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소비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 마련도 문제다. 예컨대 상품 할인을 알리는 호객 활동이나 시음과 시식 등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지침이 뚜렷하지 않은 탓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화관 취식과 달리 대형마트와 백화점 시식과 시음회에 대한 세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관련 부처에 문의한 상태"라며 "시식·시음 행사는 매장에도 활기를 주고 매출을 올릴 뿐 아니라 식품 회사가 다양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등 유통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유통업계는 그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위기를 겪었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일부 완화했지만 한계가 컸기 때문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사무총장은 "영업 제한이나 거리두기 문제가 해결된 점은 고무적으로 기대가 높다"라며 "2년 넘도록 진행된 유통업계 전반의 영업 제한 조치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손실보상도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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