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 글로벌 침체, 가장 큰 테일리스크
연준 금리인상, 인플레, 러·우크라 전쟁도 리스크 꼽아
"연준, 이번 사이클 최대 7번 금리 인상 전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주무르는 펀드매니저들 사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사상 최저로 후퇴했으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고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4월 첫째 주 실시한 월례 서베이에서 응답자의 3분의 2가 넘는 71%가 향후 수개월 글로벌 경제 성장에 비관적이라 답했다. 지난 1990년대 초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월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인플레를 잡기 위한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 고조된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테일 리스크(꼬리 위험)'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꼽았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그 뒤를 이을 리스크로 꼽혔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되며 러·우크라 전쟁은 순위가 네 번째로 밀렸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연준이 최대 7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했는데, 3월 조사의 4번에서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과반이 향후 12개월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으로 봤다. 앞서 12일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를 기록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근원 CPI 전월 대비 상승세가 둔화됐다는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가 3월 정점을 찍고 둔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원자재·헬스케어주 비중 늘리고 경기순환주·채권 비중은 낮춰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만큼, 펀드매니저들 사이 기업 이익 전망치도 2020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펀드매니저들 사이 원자재에 대한 투자 비중은 38%로 서베이 집계 이후 최다로 늘었다.
이외에도 펀드매니저들은 원자재 관련주와 헬스케어 관련주에 '롱(매수)' 포지션을 늘린 반면, 경제 성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기순환주와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반영하는 전통적 지표인 펀드매니저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3월의 5.9%에서 4월 5.5%로 소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미 증시의 전망에 가장 낙관한 반면, 유럽과 영국 증시에 대해서는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BofA는 연금펀드, 보험사,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 292명을 대상으로 매달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전망 등에 대한 서베이를 실시하며, 이들이 운용하는 총자산은 8330억달러에 이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