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이태규 사퇴'에 이어 "내각 인선, 조언 기회 없었다"
새정부 인선, 지선공천 등 합당 물밑 싸움 연결된 듯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2일 내각 인선과정에서 소외됐음을 시사해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선 직전 윤석열 당선인과의 후보 단일화를 책임졌던 안철수 위원장측 이태규 의원이 전날 돌연 인수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새 정부 요직 인선과 6·1 지방선거 공천 문제 등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과정에서 내재된 지분 갈등이 표면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방문자리에서 기자들의 내각 인선과 관련한 질문에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정부)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만 한 능력있는 분을 추천도 해드렸지만 인사는 인사권자의 몫이다. 제가 거기에 대해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인근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들과 경찰의 신변보호 긴급 연락용 스마트워치 시연 참관 후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호 간사,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안 위원장. 2022.04.12 photo@newspim.com |
이어 "그렇지만 이번에 인선되신 분들이 제가 그리는 새 정부 청사진에 잘 맞게 제대로 실행에 잘 옮기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발표된 1차 조각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안 위원장이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데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특히 안 위원장은 이번 주중 있을 2차 조각과 관련 "제가 나름대로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인사 기준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도덕성이 있고, 또 개혁 의지가 있고 그것을 이룰만한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며 "제가 말씀드린 기준에 맞는 인재가 인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대한 자신의 인선 기준을 피력하면서 순탄한 협의를 기대하는 속내를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태규 의원의 인수위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사퇴의사를 밝혀와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 의원이 대선·후보단일화·인수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나 힘든 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 본인이 감당하기가 힘들다는 뜻을 제게 전해 온 것"이라며 일단 안철수계 인사의 입각 좌절과 연관짓는 시각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안 위원장은 또 '힘든 점'이 구체적으로 뭐였냐는 질문에 "그건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말해 사퇴 이유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 문제라고 한정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티타임을 갖고 있다. 2022.03.14 photo@newspim.com |
하지만 정가에서는 이 의원의 사퇴 시점이나 명분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은 사무총장 등이 진행한다고 했지만 각자 체급이 다른 당대당의 합당 과정이 통상 순탄하지 않았다는 선례를 볼 때 안 위원장의 언급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야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에 따른 정치적 명세서를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당은 지금이라도 내각 인선이나 지방선거 공천 등에 있어서 지분 확보를 위한 쌑바 싸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늦어질수록 형세는 불리해질 것이어서 상대와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고 이 의원은 최전선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태규 의원의 카운터 파트였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의원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이 의원이) 많이 지쳐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고 말했다.
skc84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