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위 정례회의서 부실금융기관 지정 논의
자본잠식 상황...980억 출자 전환 마무리가 관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수년간 경영난을 이어온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 지정 기로에 섰다.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자본확충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결과다. 업계는 JC파트너스가 수일 내 약속한 출자전환 작업을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MG손보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여부를 논의한다. MG손보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이 퇴짜를 맞으면서 부실금융기관 심판대에 올랐다.
당국 관계자는 "MG손보에 대한 실사 결과를 감안해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단계"라며 "부실금융기관 지정 여부와 경영개선계획 불승인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맞물려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MG손해보험] |
금융산업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경우 부실금융기관 지정 요건이 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 1일까지 실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기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다. 이미 실사가 끝난 상황에서 MG손보가 할 수 있는 것은 추가적인 자본확충 뿐이기 때문이다. 당장 추가 조치가 없을 경우 자본비율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이다.
현재 JC파트너스는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진행 중이다. 2020년 MG손보가 발행한 98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한 바 있는데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순자산이 플러스(+)로 개선된다.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순자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MG손보에 정통한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황에 대해선 당국과 사모펀드 사이의 시각 차가 크다"며 "JC파트너스가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 최대한 (출자전환을) 완료하겠다고 한 만큼 그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출자전환이 무산될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년간 경영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확충 계획도 여러번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MG손보는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저렴한 보험상품을 주로 판 결과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지난해 6월에는 지급여력(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서 경영개선요구를 받았다. RBC비율은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어야 하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한다.
이후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이행하지 못하면서 지난 1월 더 강력한 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새로운 자본확충안을 냈지만 또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당국은 이를 불승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JC파트너스는 자금의 문제가 아닌 절차의 문제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러번 신뢰를 져버렸다"며 "당국도 이미 청산 등을 전제로 실사를 했기 때문에 판단이 (부실금융기관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대주주 경영권이 박탈되고 매각이 추진된다. MG손보 전신인 그린손보도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새마을금고에 매각된 전례가 있다. 당시 지에프엠아이손보가 그린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을 이전받았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