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국제 원자재값 급등과 엔화 가치 추락에 올해 일본의 경상수지가 4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경제에 적신호가 점등됐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자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올해 환율이 달러당 116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5달러란 가정 하에 2022회계연도(올해 4월부터 내년 3월)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는 8조6000억엔(약 85조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달러당 120엔, 원유가 배럴당 130달러라면 올 회계연도 경상적자는 2배인 16조엔이 예상된다.
일본이 경상수지 적자를 마지막으로 기록한 것은 2차 오일쇼크 이후였던 지난 1980년이다. 예상대로라면 약 42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를 다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 결과다.
경상수지 적자 경고음은 벌써 나온다. 10일 기준 달러당 엔화 환율은 124.4엔으로 니혼게이자이 전망치를 넘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2월 말 배럴당 95달러에서 3월 초순에는 한때 13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으며, 4월에도 100달러 전후에서 추이하고 있다. 아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진행 중이어서 언제 유가가 다시 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원유와 천연가스 거의 모두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유 가격 상승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유가가 다시 오르고 엔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해외에 보내야할 돈은 늘어나게 된다.
경상수지 가운데 무역수지는 엔화 가치가 낮을 수록 적자가 확대된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05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이라는 가정 하에 올해 무역적자는 22조7000억엔이겠지만, 환율이 달러당 130엔이라면 적자액은 25조4000억엔으로 불어난다.
경상수지 적자의 확대는 엔화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 매입은 크게 늘지 않았다. 야마토증권은 올해 외환시장에서 16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