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김석동, 야인 시절 농협 재직중 금융위원장 발탁
최상목 농협대 총장, 차기 금융위원장 유력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신임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 최상목(행시 29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거론되면서 '농협대학교 총장' 이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 간사가 금융위원장에 선임될 경우 범(凡) 농협 근무중에 전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가 금융위원장이 되는 세 번째 사례가 된다.
5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 간사는 새 정부의 금융위원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길을 끄는 건 최 간사의 '농협대 총장' 이력이다. 최 간사는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30여년을 기획재정부 등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 대선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미르, 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으로 공직을 떠났고 5년 간 야인생활을 했다. 이 기간 동안 대학 객원교수, 초빙교수, 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거쳐 지난 2020년 6월부터 26대 농협대 총장직을 맡고 있다. 농협대학교는 농협중앙회가 학교법인 재단이다. 농협학원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임하게 되는데 이사장은 농협중앙회 회장(이성희)이 맡는다. 그만큼 농협대 총장은 농협중앙회의 의지가 절대적이다.
최 간사의 총장 이력이 주목받는 건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관료가 범(凡) 농협 수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을 맡은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새 정부 경제부총리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본인이 고사한 임종룡(행시 24회) 전 금융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기재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지난 2013년 초 공직을 떠났다. 하지만 임 전 위원장은 바로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돼 주목을 받았다.
2012년 3월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돼 출범한 농협금융은 당시 신동규 회장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인사·예산권 등 권한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결국 사임했다. 임 전 위원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중앙회와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였고 2년 뒤인 2015년 제5대 금융위원장에 발탁됐다.
'대책반장', '해결사'란 별칭을 붙는 김석동(행시 23회) 전 금융위원장 역시 같은 케이스다. 김 전 위원장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1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지만 7개월 후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로 선임됐다. 그리고 2년 여 후 금융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기재부 출신 고위관료가 야인생활을 거쳐 고위직으로 영전하는 데 '농협'이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광수(행시 27회) 은행연합회장도 기재부 출신으로 2011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지난 2018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농협지주 회장은 관료 출신이 절대적이었는데 정부와의 관계가 밀접할 수밖에 없는 농협의 조직적인 특수성 때문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