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민관합동위원회 설치 제시
최태원 상의회장, 국민소통 플랫폼 운영
SK출신 4명 인수위원회 합류도 고무적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재계와의 정책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통력직인수위원회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SK출신이 대거 발탁되며 대한상의와 SK그룹의 업계 내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3일 대한상의 회장 취임 1년을 맞아 진행한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새 정부가 민관협업을 강조하고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해 실제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민간 입장에서 보면 '롤 체인지(역할 변화)'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한상의는 '당선인에게 바라는 국민목소리 1만건'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 소통플랫폼에는 경제, 사회 관련 16가지 이슈와 관련해 국민들이 직접 적은 건의사항이 담겼다. 이에 인수위 측은 필요한 내용은 해당 분과에 전달해 과제 선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스핌DB] |
반면 SK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여부 질문에 대해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건이 되면 (재가입을) 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선 그러한 여건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수위에 최태원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SK출신이 4명이나 중용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외신 공보담당 보좌역엔 김일범 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이 임명됐고, 산업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2분과에는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낸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와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 출신인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유웅환 전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이 있다.
왕 전 소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다가 지난 2004년부터 SK와 인연을 맺었다. 이 전 이사는 행정고시(29회) 출신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2000년부터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를 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냈다.
유 고문은 민간 출신으로 2020~2021년 SK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맡았다. 김 전 부사장은 외무고시(33회)에 합격해 외교부에서 근무한 뒤 2019년 SK에 영입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최태원 회장과 업무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왕 전 소장은 최 회장이 구속됐을 때 그의 저서 집필을 도왔고 SK의 중국 사업에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사장도 2019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SK의밤', 2021년 미 상무부가 주최한 '한미 경제인 모임' 등 최 회장의 미국 일정에 자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SK관계자는 "SK출신이 이번 인수위에 발탁된 것은 단지 우연의 일치"라며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이 들어간 것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인수위에 등용된 게 SK의 사업 방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회사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한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껄끄러운 인연이 있다. 지난 2012년 최 회장이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을 당시 윤 당선인이 관련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했다. 하지만 재계와의 정책협력을 약속하는 등 친 기업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윤 당선인과 최 회장 과의 관계는 현재 우호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최 회장과 윤 당선인 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은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단체 수장과 그룹 회장으로서의 소임 외 다른 행보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 등 경제6단체장을 만나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경제가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softco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