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지적하며 중국 당국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의 성명은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정치적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 없이 중국 관리를 억압하는 것은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며 "중국의 인권에 미국은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인민 중심의 인권 이념을 고수하고 있고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헌법 원칙을 이행하고 있으며 생존권과 발전권을 우선적인 기본 인권으로 여긴다"며 인권 탄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반면 세계 최대 인권침해국은 미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왕 대변인은 미국의 인디언 학살과 총기 폭력, 인종 차별 등의 행위를 비난하며 "미국이 인권 분야에서 행한 범죄들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중국에 대한 의도적인 억압을 멈춰야 한다"며 "중국 관리에 대한 제재를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대등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1일 (현지시간) 워싱턴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버마의 제노사이드'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중국이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게 집단학살과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왕 대변인은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민간인 33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난민 2600만명을 만들어낸 미국은 '인권 전도사' 노릇이 아니라 국제 사회에 용서를 구걸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 시각) 소수민족과 종교단체 등에 대한 탄압에 가담한 중국 당국자에게 비자 발급을 제한해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종교 지도자, 소수 민족, 반체제 인사, 인권 운동가 등을 억압하기 위한 정책이나 행동에 책임이 있거나 관여한 중국 관리들에 대해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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