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17일 초·재선 의견 청취
"비토있었지만 퇴진요구 거의 없어"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출범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윤호중 퇴진론'을 둘러싼 내홍을 수습하고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에 부딪히면서다.
윤 비대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재선 의원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현 비대위 체제와 당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현 비대위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비토가 쏟아졌지만, 윤 비대위원장의 직접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전까지 윤 위원장이 당을 재정비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03.17 kilroy023@newspim.com |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재선 의원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간담회에선 비대위원장 거취와 관련해서 입장을 분명하게 피력한 의원도 있지만 지금으로서 (윤호중 비대위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대선 이후 민주당이 어떻게 패배를 수습하고 후보가 공약했던 개혁 과제, 민생 과제를 어떻게 이뤄내느냐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절차에 대한 지적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대변인은 "윤 위원장은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청취했고 몇 가지 절차와 과정상 미흡했던 점을 인정했다"며 "그러나 그것은 지금 비대위가 갖는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고 했다.
초선 간담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오섭 비대위대변인은 초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론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에 대해 추진하자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간담회에선 비대위원장에 대한 것보다 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다만 윤 위원장 임명 과정과 지도부 총사퇴 등에서 의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당 대표를 지내셨던 원로 선배님들을 상임 고문단으로 포함시켜서 당이 어려울 때 지혜를 구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모임 '더민초' 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 브리핑을 통해 "윤 비대위원장 임기를 8월까지 지정해서 넘긴 부분이라든지 이 과정을 의총에서 충분히 의견 수렴하지 않았다든지 문제제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바라보면 대안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계획을 밝히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구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 의원은 "현재 비대위원들이 참신하고 역량은 있지만 당 내 매커니즘을 모르기에 자칫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다"며 "당 내 매커니즘이 참신함과 잘 결합될 수 있도록 비대위원으로 들어가든, 자문위원으로 들어가든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선거를 분수령으로 비대위 재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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