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대부분 2040년에 맞춰 전동화 전략 추진
속도에 매몰돼선 안 돼...업계·전문가 의견 수렴 필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의 전용 전기차 출시에 힘입어 전기차 내수 판매가 사상 첫 1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승원 산업1부 기자 |
올해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기차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친환경차 대표 공약으로 전기차 인프라 확대와 충전요금 동결을 내걸었다. 여기에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 등록을 금지하면서 전동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전동화 드라이브라는 공약의 취지는 좋지만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를 앞당긴 것은 국내 완성차업체들에는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오는 2040년까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 역시 2035년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2040년 주요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다른 수입차업체들도 대부분 2040년을 실질적 전동화가 가능한 시기로 보고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물론 탄소중립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린 현실에서 전동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완성차업계의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고 업계의 예상보다 시기를 5년 앞당기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내연기관차의 퇴출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디젤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은 디젤차량의 퇴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디젤차량을 줄이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화물트럭이나 영업용 차량에서는 여전히 디젤이 대세다.
현대차가 수소전기트럭, 볼보가 전기트럭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디젤 화물트럭이 전기트럭으로 바뀌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차의 상황이 이러한데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제계는 윤 당선인에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바라고 있다. 윤 당선인 역시 각종 공약에서 규제 완화를 내걸며 경제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2035년 신규 등록 금지는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업계에 채찍질을 하는 모양새일 뿐이다. 속도에 매몰되기보다는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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