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쌍끌이 매수... 이달 들어 14%대 상승
해외 프로젝트 증가... 1Q 25억 달러 발주 예상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정학적 리스크에 국내외 위험자산 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제 유가의 폭등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유국 중심의 해외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2~7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644억4555만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순매수 상위 종목 2위 규모다. 기관 투자자들도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387억7692만원 규모로 사들이며 전체 순매수 4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휘청이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러브콜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이들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각각 2조2993억원, 1조4444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한 사우디 마덴암모니아 플랜트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2021.07.15 sungsoo@newspim.com |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며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의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산 원유가 차단될 경우 물량 부족 속 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산유국 중심의 프로젝트 발주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에 대한 FEED(기본설계) 업무를 수주한 바 있다.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공사에서 FEED를 발판 삼아 올해 EPC(설계·조달·시공)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전략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8조원대 신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재정 상황이 개선된 중동 국가들을 중심으로 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산유국 중심의 프로젝트 발주 금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동의 경우 가스 중심의 대규모 입찰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1분기 내에 8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쉘(Shell)을 비롯해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지에서 다수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돼 있다. 해당 프로젝트 비용만 25억 달러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신규로 120억 달러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에 입찰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고수익이 가능한 FEED 연계 EPC 수주로 계획하고 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수익성 높은 FEED 연계 EPC 프로젝트 주도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사업인 친환경 수소 사업도 성장 모멘텀이 되리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수소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탈탄소를 위한 대체에너지 및 수소 사업 투자자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린 솔루션 제공자로서 국내외 협력관계를 통해 그린수소사업 실증 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대응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6% 빠진 2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달에만 14.65% 상승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