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제 등 절차 엄격...터키는 23년째 미가입
특별절차 통해 지위 주고 명분 확보할 듯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가입을 공식 신청함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가입 절차는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 등 복잡하고 시간도 상당히 걸리는 과정이다. 희망국이 신청하면 첫 관문인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기 위해서만도 해당국가의 EU법 수용 및 이행 의사와 능력을 인정받고 사법, 행정, 경제, 시장규제 등 EU의 가입기준에 맞는 개혁조치를 이행하려는 지 의지도 검증받아 회원국들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또 후보국이 가입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개혁조치의 이행과정을 매년 평가받고 시정해가며 EU 규정을 맞춰내야 하고 최종적으로 회원국과 EU집행위 및 의회의 지지와 각국 의회비준을 만장일치로 통과해야 한다.
이같은 힘든 과정 때문에 터키,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몇몇 나라들이 자국 사정 등으로 후보국에서 가입국으로 진입하지 못한 채 몇 년째 대기중이다. 터키의 경우 1999년 후보국이 됐으나 현재까지 23년째 가입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리비우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 기차역에 러시아의 군사 공격을 피해 폴란드로 향하려는 피란민 인파가 몰렸다. 2022.03.02 wonjc6@newspim.com |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신청을 했고, 2016년에는 EU도 신청 했으나 당시 EU내부에서는 국지적 내전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 등을 들어 20년 이상 걸릴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시 가입을 위한 특별절차를 요청했다. EU고위관리도 3월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가입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이날 로이터에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경우 국제사회의 보호와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공감을 사고 있는 만큼 특별절차 등을 통해 후보국에 우선 올리는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혜원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현 위기상황이 시급하고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최대한 정치적으로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우선 후보국 지위를 부여해 EU가 지원을 수월하게 하는 방안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보다는 당장 러시아의 침공에 맞설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해 특별절차 적용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가 EU 후보국 지위만 가더라도 현 위기상황을 돌파하는데는 적지 않은 원군을 얻어 전세 회복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EU가 개별 회원국은 물론 기구차원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부족한 첨단 군사장비와 일반 방산물자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러시아 제재는 물론 대규모 군사원조나 경제지원 등에 있어서도 명분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1.27 kckim100@newspim.com |
이럴 경우 비 회원국이나 민주진영 국가들의 원조 행렬도 잇따를 것이며 국제사회의 반러시아 여론도 한층 고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을 고수해온 스웨덴과 핀란드가 오랜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중립국 스위스도 유럽연합(EU) 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자국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할 예정이다.
개전 일주일여동안 전쟁터의 참혹한 영상물 등이 전세계에 급속히 퍼지면서 지구촌 여론이 극도로 나빠졌다. 이는 2차대전이후 군사적 중립국을 고수해온 몇몇 국가들까지 반러시아·반전 대열에 서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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