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시작 63일, 본사 점거 19일 만에 해제
"CJ대한통운, 정부 등 추가 사회적 대화 나서야"
"파업 대오 건재… 끝까지 투쟁할 것"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28일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전면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19일 만이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한 전향적 노력을 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화답해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민주당은 오늘 '사회적 합의 기구에 참여했던 과로사대책위·정부·택배사·대리점연합회·소비자단체 등 참여 주체가 상호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는 그간 공대위와 택배노조의 지속적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과로사대책위와 녹색소비자연대, 한국소비자연맹은 사회적 대화기구 재가동을 요청해 온 상황"이라며 "이에 더해 정부·택배사·대리점연합회 등 참여 주체가 상호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노사대화를 거부해온 CJ대한통운을 향해선 "지금이라도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부위원장은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회와의 지난 대화에서 노조는 부속합의서에 대해 '철회'라는 기존 입장에서 '복귀 후 논의'라는 양보안을 제출했으나, 원청이 개입해 '쟁의행위 일체 중단', '대체 배송'의 조건을 달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리점연합회 회장은 마지막 자리에 석연치않는 이유로 불참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이에 따라 대화가 중단됐다"며 "우리는 다시금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대화에 열려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관련 CJ대한통운이 오는 21일까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전국택배노조 진경호 위원장은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오는 21일 이후에도 대화를 거부할 경우 택배노조 전체 파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의 모습. 2022.02.20 pangbin@newspim.com |
다만 "파업 대오는 여전히 건재하며 택배 현장을 과거로 돌려 과로와 노예의 삶을 강요당하는 끔찍했던 과거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며 "CJ대한통운은 우리의 목숨처럼 소중한 과로사방지 사회적합의를 지키려는 택배 노동자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택배노조 농성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파업을 끝내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진 의원은 정부가 CJ대한통운의 부속합의서 내용을 살피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참여한 주체들이 추가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연석회의는 현장 방문 후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더이상 가중되서는 안되며, 사회적 합의의 정신이 퇴색되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에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노조에는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각각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요금 인상분이 택배 기사 처우 개선에 사용되지 않고 사측인 CJ대한통운이 초과이윤으로 독식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28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 양측이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중 택배노조는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와 3층을 기습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로비 유리문 등 기물이 파손됐고, 본사 직원 30여명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진 위원장을 포함한 택배노조를 재물손괴, 건조물 침입, 영업방해 혐의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농성 초반에는 200여 명의 조합원이 있었으나 지난 21일 노조가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하면서 현재는 50여 명의 조합원만 남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 3층 농성 해제 후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단식을 이어오던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지난 26일 급성 신부전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아사단식에 돌입한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 26일 오전 병원으로 후송됐다. 2022.02.28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택배노조] |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정례간담회에서 "택배노조 총 25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로 아직 출석한 사람은 없다"며 "사측의 고소장이 4차에 걸쳐 접수됐고 현재 확보한 채증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진 위원장 등 조합원 8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고 17명에게 추가로 출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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