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한도 20년째 5000만원으로 고정
예보 사장 "2023년 8월까지 개선방안 마련"
학계 "소비자환경 고려 예금보호한도 변경 검토해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3일 예금보험제도의 개선을 언급하면서 "예금보호한도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오후 예금보험공사에서 예금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고 위원장과 김태현 예보 사장을 포함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금융권 주요 단체장이 참석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개최된 예금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금융권 간담회에서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금융 전문가,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예금보험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고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예금보험제도도 금융산업과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재점검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비은행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고 금융과 IT의 융합으로 인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등장이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은행 부문 단기자금시장의 확대, 선불전자지급수단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등장은 '예금 등의 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예금보험기구의 위기대응을 취약하게 하고 있다"면서 "경제규모 및 금융자산 보유 확대 등으로 예금보호한도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금자 보호제도는 금융사가 파산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한도까지 예금을 일부 돌려주는 제도다. 재원은 금융사가 낸 예금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예금 보호한도는 2001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뒤 20년째 고정인 상황이다. 예금보험한도를 1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위원장은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있어 현행 예금보험제도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히 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예금보험료를 납부하는 각 금융업권의 특수성, 과거 구조조정 비용의 정리‧상환 계획 등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경제규모 확대와 금융환경 변화 등에 맞춰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인식에 공감한다"며 "금융위와 함께 외부 연구용역, 민관합동 TF 논의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2023년 8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향후 예금보험제도 개선 검토 과정에서 예금보험료율, 예금보호한도 등은 금융업권 간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금융 확산에 따라 전통적인 예금의 역할이 축소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수단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예금보험제도도 이러한 추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소현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보호'가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 중 하나가 돼야 하며, 인구 구조, 금융자산 비중 등 소비자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예금보호한도 변경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적정 예금보험료율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며, 특히 2027년 종료 예정인 예금보험채권상환기금의 처리방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