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고 CNBC,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2.10 |
또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호·협력·원조에 관한 조약(friendship, cooperation, and mutual assistance treaties)'에도 서명했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발생 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배치한 병력을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의 군사적 개입의 근거를 마련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돈바스 지역에 속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DPR과 LPR 수립을 선포했다.
DPR과 LPR은 독립 선포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법령에 서명하기 앞서 가진 담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에 대한 역사적 불만을 토로하고 러시아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서방세계의 적대적 행위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에 "더 이상의 유혈사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경고해 러시아가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푸틴의 연설에 앞서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할 것이라는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 같은 결정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으나 외교적 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푸틴 대통령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할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서막이 열릴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한편 앞서 21일(현지시간)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CNBC는 러시아가 회원국 중 하나인 안보리가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할 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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