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2.5조 순매도...바이오·소부장은 매수
외국인, 올해 셀트리온3형제 2500억 순매수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금리·긴축 등 대외 이슈로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지수 방향과 연동되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에서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다. 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이 어떤 종목들은 샀는지 관심이 쏠리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왼쪽)·코스닥(오른쪽) 지수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지수는 14% 하락했다. 1월 말 최저점을 찍었던 상황의 하락률은 19%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2조5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대외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지수가 크게 출렁였는데, 외국인들의 자금 흐름과 거의 유사한 방향을 보였다. 또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 외국인들과의 상관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 하락했고, 7000억원 순매수로 기록됐다. 2월 들어 2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닥에서는 2월 들어서도 41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코스닥 시장에서 줄곧 매도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매수했던 종목들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들이 많이 산 종목군은 바이오, 반도체 또는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업체 등이다. 게임업체인 컴투스, 리조트를 운영하는 아난티도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상위 15개 종목. [자료=키움증권 HTS] |
순매수 1,2위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다. 각각 730억원, 26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1510억원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 3형제들을 2500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이다. 세 종목들은 올해 들어 하락률이 20~30%에 달한다. 시장의 전체적인 하락세와 함께 3년만에 분식회계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혐의에 관해 검토를 시작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다음달쯤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주가 급락 상황에서 적극적인 매수 행보를 보인 것은 해당 사안에 주가에 충분히 또는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세 종목 모두 매도를 보여 외국인들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밖에 압타바이오, HLB생명과학, 제넥신, 에스티팜 등의 바이오 관련주들이 매수 종목 상위에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세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도 부정적인 이슈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이다. 외국인은 올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188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지난 달 26일 에코프로비엠은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혐의로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고, 관계사인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도 동반 급락했다. 외국인들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팔았지만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수했다.
4위 종목은 실리콘 러버 소켓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ISC, 순매수 5위 종목은 2차전지 장비 관련 업체인 대보마크네틱이다.
이밖에 파트론, 상아프론테크, 이녹스첨단소재 등이 매수 상위 종목군으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청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코스닥 시장의 외국인 흐름은 이슈와 상관없이 실적이 잘 나오는 기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인다. 코스피의 경우 패시브 자금들이 들어오는 것이고, 코스닥의 경우 액티브 성격의 자금들이 밸류와 가격이 벌어지는 종목들을 매수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