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부르고 키워준 국민에만 부채 있다"
이준석·최재형, 무대 올라 지원 사격
측면 유세차 3대..."비켜라" 실랑이도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20대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첫날부터 대선 주자들의 기세 싸움은 치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차와 유세단은 보이지 않았지만 첫 일정에서부터 국민의힘의 사기는 충천하고도 남을 분위기처럼 보였다.
15일 오전 8시40분부터 있던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의 첫 공식 선거 유세 일정. 이른바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
청계광장에 걸음이 가까워져 갈수록 개사를 한 페스티벌 노랫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것은 국민의힘과 관련한 유세가 아닌 우리공화당의 선거 로고송과 청계광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리공화당 유세차였다. 2022년의 최대 이벤트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인 동시에 유세차 1대로 '씬스틸러'를 자처하는 우리공화당의 행보였던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5 photo@newspim.com |
우리공화당의 유세차보다 앞선 위치에는 국민의당 자원봉사자들이 양쪽 길가로 나눠 집결해있는 모습이 보였다. 눈이 오는 날씨에 어울리듯 하얀 옷과 당의 상징인 주황색 패션 아이템을 장착하고 눈사람마냥 시민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사람의 수는 국민의당이 더 많아 보였음에도 우리공화당의 압도적 기세를 이겨내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안철수 후보의 얼굴로 랩핑이 된 국민의당 버스 2대, 쩌렁쩌렁한 사운드를 내뿜는 우리공화당 유세차를 지나가자 이날 일정의 진짜 주인공인 국민의힘의 출정식 무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출정식 무대 오른쪽 길가에만 3대의 윤석열 후보 유세차가 일정 간격을 두고 정차해 있었다. 곧이어 최재형 종로구 국회의원 출마자의 유세차까지 지나가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모습이었다. 무대 위 김예지 의원의 피아노 연주에도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다.
행사가 본격화됐음에도 우리공화당 유세차에서 나오는 음악과 연설 소리로 시민 연설, 연예인 유세단의 목소리를 명확히 듣는 데는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장외의 소리가 잦아들고 국민의힘 출정식 행사로 다시 사람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모습이었다. 종로 지역구에 전략공천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잠시 무대에 올라 유권자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조경태, 이종성, 양금희, 한무경, 박대출, 최춘식, 서정숙, 이만희, 박진, 정경희, 유의동, 조명희, 김기현, 유경준, 태영호 의원(호명 순)도 첫 유세 일정에 함께 자리했다.
윤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을 세번 외치자 등장했다. 윤 후보는 연단에 올라 두 주먹부터 불끈 쥐어 보이며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연호와 응원에 화답했다. 다만 바로 연설을 하지는 않았다.
이날 출정식 행사 무대 뒤에는 코로나 백신접종 사망자 분향소가 마련돼 있었다. 윤 후보는 연단에 오르기 전 이곳을 찾아 조문을 마친 뒤라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공식 선거운동 출정식에 유권자들이 집결한 모습이 전광판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2022.02.15 kimej@newspim.com |
애국가 제창은 특별한 의미를 담아 마련됐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한 천안함 용사의 유족, 장애를 극복한 의지의 한국인, 북한을 탈출한 인권변호사, 사할린 강제 이주 동포의 후손, 한국군과 미군 복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 재미 뮤지컬 배우 등 각계각층의 국민과 윤 후보가 함께 했다.
윤 후보에 앞서 무대에 등장한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선거에 나와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종로에 출마했다. 이 두분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뭘 가르쳐야 하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라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공무원으로 둘이 살며 문재인 정부의 불의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했나. 윤 후보는 검찰총장으로 결코 비겁하지 않았고 공정과 정의를 위해 나섰고 최 후보는 원전과 관련 부당한 감사에 대한 개입 때 마찬가지로 전혀 비겁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 두분을 당당히 후보로 모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시는 문재인 정부와 같은 악정을 저지르는 정부가 나오지 않도록 저희가 꼭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면서 "여러분 함께해 주실 건가"라고 소리쳤다.
윤 후보는 애국가 제창이 끝난 뒤 다시 한번 불끈 쥔 주먹을 위로 들어올리며 유권자들의 '윤석열!대통령!' 삼창에 화답했다. 윤 후보가 등장하자 프레스 라인을 넘어 앞쪽으로 진입하려는 시민과 유튜버들로 혼란이 이어졌다.
격한 응원을 하는 유권자를 향해서는 "그럴 거면 앞에서 나오라"는 실랑이도 벌어졌다. 박대출 유세본부장이 무대 앞을 오가는 데도 "그만 왔다 갔다하라"며 계속해 성을 내는 사람도 있었다.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앞으로 가야겠다며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자들의 틈을 파고드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무대 근처에 있다 보니 광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 있는지를 추산하기는 쉽지 않았다. 윤 후보가 등장할 때 쯤이야 고개를 들어 현장 중계 상황을 볼 수 있었는데 무대 위 전광판에는 광장 입구에서 다리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많은 유권자들이 모여든 모습이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인식해 리허설이 있을 때부터 주최 측의 "뒤로 좀 가라", "떨어져라"라는 주문은 이어졌다.
우리공화당 유세차가 이동을 했는지 준비한 이벤트가 끝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연호가 세번 들렸을 때부터 이날 청계광장과 일대는 국민의힘의 것이라는 분위기는 분명해졌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5 photo@newspim.com |
윤 후보는 "우리 국민께서 보시기에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은 어땠나. 우리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철 지난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놨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또 "시장과 현장을 무시하고 과학을 무시하고 권력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고 내로남불으로 일관한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이 모아주신 정권 교체의 에너지와 대선 승리의 에너지가 뜨겁게 느껴진다. 정말 감사드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진다"며 "저는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다.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키워주신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다"고 외쳤다. 윤 후보의 이같은 말에 유권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윤 후보는 연설 후 정책 공약 행복 배달에도 참여했다. 청년들은 ▲역세권 첫집 주택 20만호 ▲디지털경제 패권국가 ▲비과학적 방역패스 철회 ▲여성가족부 폐지 ▲소상공인 피해보상 50조원 ▲국가유공자 수당 2배 ▲탈원전 백지화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사드 추가 배치 ▲부동산 세제 정상화 상자를 들고왔다.
윤 후보는 "우리 청년 공약 배달원들이 전국의 국민들에게 빠르게 달려가 달라"고 요청했다. 59초 정책 쇼츠를 통해 유행어가 된 "좋아! 빠르게가!"도 외치며 현장의 열기를 높였다.
윤 후보는 V자를 하며 청년 배달원과 사진 촬영을 하고 다음 유세를 위해 대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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