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이 정도면 적반하장이다. 누가 봐도 편파가 분명한 것을 '편파 판정이라 부르지 말라'한다. 중국 외교부 성명이다.
심판들의 편파 판정은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온 힘을 쥐어짜며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잘못된 판정'은 청천벽력이다. '공정'을 모토로 하는 스포츠에서 편파판정이 나오면 '모든 것'이 깨진다. 많은 이들이 함께 보고 즐기는 스포츠에서 말이다.
김용석 문화부 차장 |
베이징 올림픽에선 유독 편파 판정이 많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헝가리와 노르웨이, 네덜란드, 일본 등 모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몸서리 쳤다.
중국은 스키복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황당한 판정으로 세계적 선수들을 실격시켰다. 또 '아이언맨' 윤성빈의 헬멧 역시 규정을 내세워 못 쓰게 했다. 하지만 중국 인정(25‧殷正) 선수는 삼국지 시대의 여포 문양을 한 헬멧을 버젓히 쓰고 남자 스켈레톤 경기를 마쳤다. 윤성빈은 평창 대회 때도 썼던 '아이언맨' 헬멧을, 정승기는 거북석 무늬의 헬멧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회식에선 한복 논란도 부추겨 동북공정(조선, 고구려, 발해 등 모든 우리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역사 왜곡)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과 1, 2위를 다투는 세계적 강국이다. 무역분쟁에서 파열음을 낼때마다 지구촌 경제는 아수라장이 된다. 뿌리 박힌 생각은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이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쏟아 부었다. 올림픽 뿐만 아니다. 축구, 테니스, 아이스하키 등 '전 부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축구로 일어선다는 시진핑 주석의 '축구굴기'는 실패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의 지분을 갖고 있을 정도로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중국 축구는 한국만 만나면 작아지는 '공한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자존심 센 중국에겐 치명적이다.
중국은 올림픽 개최국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모습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잡고 있다. 이와함께 중국의 젊은 층을 한데로 모으는데 스포츠를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애국주의를 통해 중국을 하나로 묶으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편을 가르는 '편파'가 으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려운 역경 속에서 황대헌의 금메달 등 귀중한 메달을 엮었다. 우리와 같이 희생양이 될 뻔한 헝가리 역시 엊그제 남자 500m(리우 사오앙)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헝가리로서는 역대 1호 개인 금메달이었다.
시련은 힘든 과정을 이겨낼 자양분을 주기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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