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기자 14년시차 2022년 두번째 북경올림픽 참관
2008년과 달라진 중국 냐오차오에서 확인
흥분과 열광 대신 차분히 '중국 가치' 강조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이머우 감독 스타일이예요. 이번에도 운동장 스크린 기법이 동원됐네요. 저는 못봤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때도 그랬다고 합니다".
2022년 2월 4일 밤 20시 30분.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 2층 관중석. 폐쇄 루프로 가동되는 1층 관중석과 접해있는 냐오차오 그라운드를 가리키며 중국 외교부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외교부 직원은 트랙 안 운동장 넓이가 약 1만 평방미터라고 소개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2008년 올림픽 개막식때 처럼 이곳 주경기장 바닥을 스크린으로 활용했다. 다만 운동장 바닥 전체가 고화질 LED 스크린으로 바뀌었고 빙판 처럼 훨씬 선명해진 느낌이다.
똑같은 장소 냐오차오, 같은 감독 장이머우(71세)가 14년만에 연출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 8분 베이징올림픽 냐오차오 개막식장에 발을 들였던 뉴스핌 기자의 관심사는 이번 개막식이 14년 전과 무엇이 다를까에 꽃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중국 1인당 GDP는 지금의 4분의 1수준인 3266달러였다. 당시 중국엔 등산 같은 단순 레저 인구 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은 스키 썰매 스케이트 등 동계 스포츠 애호가들만 3억 명이 넘는다. 경제 규모는 당시 7위 권 안팎에서 지금은 미국을 바짝 뒤쫓는 G2 대국이 됐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2월 4일 밤 8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국가체육장 냐오차오에서 개막한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73번 째 순서로 입장하고 있다. 2022.02.06 chk@newspim.com |
'2008년 당시와 무엇이 다르죠'. 관중석 아래 휴계 통로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 저장일보 텐무(天目)신문 기자 장첸(姜倩)은 "베이징은 사상 처음 올림픽이 두번 열리는 도시가 됐다"고 소개한 뒤 "외국기자로서 최 국장 처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두번 모두 취재하는 사례도 아주 드믈 것"이라며 이렇게 물었다.
'한자와 서예 공자의 유가사상 오나라의 쿤취 중국 전통 문화 공연, 중국 로컬 스포츠용품의 영웅 리닝의 공중 줄타기 방식의 점화'. 장이머우 감독이 젊은 50대였기 때문일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은 화려하고 찬란하고 요란한 격정의 무대였다. 고품격의 근사한 공연에 숨이 멈춰질 것 같았다.
14년의 시차를 둔 2022년 2월의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공연. 빙판 느낌의 LED 바닥 스크린 때문일까. 아니면 2022년 24회 동계올림픽 주제인 햐얀 눈꽃 세상 쉐화(雪花)의 효과를 부각시켜려 한 때문일까.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차갑고 잔잔하다는 느낌이 앞섰다.
2008년과 2022년 두차례 올림픽 개막식 공연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아보였다. 장 감독은 2008년 당시 한자와 전통 가치, 4대 발명품에 이르기까지 5천년 중국 문명의 보따리를 냐오차오가 넘치도록 쏟아내놨다.
이에비해 2022년 개막식은 과장없이 잔잔하게 중국의 정체성과 지향을 드러냈다. 개막식 식전 행사에서는 중국 보통 사람들의 생활 문화인 광장춤이 소개됐다. 운동장 지면 대형 LED 스크린에 표시된 붉은 색 '복(福)'자는 중국 공산당이 14억 인민들에 건네는 음력설 새해 덕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② 회로 이어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2월 4일 저녁 17시 30분께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국가체육장 냐오차오 철제 구조물에 석양이 비치고 있다. 개막식장 입장권에 베이징에서 열리는 24회 동계올림픽의 주제인 하얀 눈꽃이 그려져 있다. 2022.02.06 chk@newspim.com |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