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자녀 승계없이 전문경영 체제"
"상호·순환출자 없어 지주사 체제 전환 일축"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하며 각 계열사별 각자도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지주사 체제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4일 미래에셋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미래에셋은 지주사 체제로 갈 생각이 없다"며 "각 계열사가 각자도생하고 나쁜 상품은 자사 상품이라도 팔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은 이사회에만 참여시켜 전문경영인과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며 "승계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사진=미래에셋] |
그동안 업계 안팎에선 미래에셋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없다고 재차 못박았다. 계열사 간 출자하는 상호출자나 꼬리물기 하는 순환출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수직 구조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은 증권·생명·운용·캐피탈·컨설팅 등 계열사 지원 없는 각 사의 경쟁력으로 이익을 벌어들이는 것을 경영목표로 잡았다.
앞서 지난해 6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에서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다"며 "판매 금융상품 선정시 계열 운용사 펀드라도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 우수하지 않다면 미래에셋증권에서 라인업을 하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비중은 약 36%에 달한다.
미래에셋은 계열사 독립행보는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각 계열사별 투명한 경영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운용사는 상품의 경쟁력을, 판매사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본격화됐다"며 "그룹 각 사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