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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②김동현 "기존 잣대는 거둬라"

기사입력 : 2022년01월27일 11:39

최종수정 : 2022년02월11일 15:48

화랑협 김동현팀장, 국내 몇 안되는 아트페어 기획자
대중 미술수요 크게 증가해 호황 3~5년 이어질 것
올 9월 KIAF, 프리즈와 공동개최 "세계가 주목"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른바 '불장'이라 불렸던 2021년에 이어 세계 미술시장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 글로벌 미술계를 리드하는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즈워너 등의 메가 갤러리들은 연초부터 야심찬 기획전을 쏟아내며 2022년 전시스케줄을 공표했다. 기존 프로그램과는 궤를 달리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구촌 컬렉터들을 빨아들인다는 전략이다. 경매회사들도 전열을 다지고 있다. 소더비 경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 73억달러(한화 8조7000억원)를 달성하며, 크리스티 경매(71억달러, 8조5000억원)를 2위로 밀어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올해를 신규 컬렉터 및 MZ세대 컬렉터를 더욱 확실히 공략하는 해로 삼고, 입체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온라인 경매와 NFT디지털아트 부문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호황의 새 시대가 왔듯 한국 미술시장 또한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바야흐로 아트컬렉션에 '전쟁'이 시작됐다. IT와 벤처, 주식 및 부동산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슈퍼리치들은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보고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소득의 MZ세대 또한 블루칩 작품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다. 미술시장에 이처럼 신규 컬렉터가 대거 유입되며 올해도 뜨거운 호황이 예고된다. 그러나 한국 미술시장의 토대는 아직 허약하다. 연초부터 화랑과 경매사간 갈등이 불거졌고, 외국 유력 갤러리의 잇딴 서울지점 개설로 화랑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막 미술품 수집에 발을 들여놓은 컬렉터들은 변수 많은 아트마켓의 향후 판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핌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3인의 전문가에게 한국 아트마켓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는 '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를 기획했다. 그 두번째로 서울 삼청로의 이화익갤러리 디렉터로 10년간 활동하고, 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변화하던 2018년부터 KIAF와 화랑미술제를 기획, 진행해온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을 만나 호황의 미술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기상도를 예측해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국내에서 몇 안되는 아트페어 오가나이저(전시기획자)인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KIAF와 화랑미술제가 그가 이끄는 전시기획팀에 의해 만들어져 해마다 미술애호가들에게 펼쳐진다.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미술시장에 15년간 몸담으며 최근같은 호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벌써 거품이란 우려도 있는데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까? 미술시장에 들어온 후 지금과 같은 호황을 본 적이 없다. 열기가 뜨겁다. 갤러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2009년이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경제도, 미술시장도 폭락했다. '곧 회복되겠지'하고 기다렸지만 불황은 10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2019년부터 호황으로 전환돼 지난해 폭발하듯 살아났다. 화랑미술제와 KIAF를 주관하며 '불장'을 확인했다. 갤러리들은 엄청나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 열기가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가 들리는데 세계경제의 돌발악재가 생기지않는 한 3~5년은 이어질 거라 본다. 그 이유는 전체 판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술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고, 작품 구매층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새롭게 진입하면서 컬렉션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예술이 삶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어 호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미술품 투자는 은행금리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림을 사는 MZ세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고객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림은 예술품이자 재화이지 않은가. 물론 '거품이 너무 꼈다, 젊은 사람들이 뭘 모르고 저런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통계를 보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1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915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반면에 작년 게임시장 규모는 약 20조원(한국컨텐츠진흥원 집계)이었다. 미술시장은 게임시장의 20분의1도 안 되는 규모다. 이를 미술시장의 한계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엄청난 가능성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망은 달라지는데 나는 잠재력에 주목한다. 지난해 미술시장에 신규 고객이 약 2배 증가했다. 올해도 새로운 컬렉터가 계속 진입하면서 시장은 계속 뜨거울 것이다.

올해부터 KIAF는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와 공동으로 페어를 개최한다.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올 9월 페어부터 KIAF와 프리즈는 5년간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공동개최한다. 9월 행사를 위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프리즈의 진출로 KIAF는 크게 변화할 것이고, 미술시장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간 KIAF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초, 최고의 국제아트페어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성장해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개혁'이라 할 정도로 참가갤러리 라인업, 내부시설, VIP고객관리 등이 확 달라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다. 차제에 갤러리들도 바뀌어야 한다. 프리즈의 한국 진출로 여러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갤러리와 자본, 컬렉터 유입이 가장 큰 의미다. 시장이라는 것은 거래량이 늘고, 트래픽이 늘어야 성장할 수 있다. 국제 마켓과의 유통이 원활히 일어나고, 시장으로서 확실히 인정받아야 한국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국내 최대의 아트페어인 KIAF의 지난해 현장. 올해부터는 세계 정상의 영국 프리즈와 공동개최해 판이 크게 커지고,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IAF] 2022.1.2

KIAF 2022는 판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당연히 판이 커질 것이다. 코엑스 1층에서만 진행하던 KIAF서울은 프리즈와 함께 1,3층 전관에서 열린다. 규모는 두배, 파급력은 몇배 이상이다.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번도 본적 없는 메가 갤러리들이 정상급 작품을 들고 서울로 온다. 세계 미술계 주요인사와 할리우드 스타들도 내한할 것이다. 마침 K컬처에 대한 전세계 관심이 대단해 KIAF와 프리즈가 펼치는 페어와 연관 미술축제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거라 본다. 또한가지 KIAF에서 런칭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페어 'KIAF플러스'가 있다. 동시대 참신한 미술품과 NFT, 미디어아트를 다각도로 선보이는 별도의 페어다.

해외 유력 갤러리들이 일제히 KIAF와 프리즈에 참가한다. 작품성, 자본력, 영업력에서 우리 보다 월등한데 한국 갤러리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솔직히 그런 우려도 있지만 우리 갤러리도 두려워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자본력, 기획력이 약하다고 글로벌 마켓은 이를 봐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문화예술적으로 특별한 탤런트를 가진 나라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기까지 많은 이들이 치밀한 전략을 세워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해왔다. K아트 역시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단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기획, 구성해 이를 전략적으로 알리며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작가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페로탱, 리만 머핀, 페이스에 이어 타테우스 로팍 등 굴지의 화랑들이 서울에 지점을 냈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도 곧 상륙한다. 위기감을 느끼는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이고 시장중심적 관점에서 본다면 메가 갤러리들의 서울 진입은 당연한 현상이다. 시장이 좋은 곳에 자본과 기업이 모이는 것은 마켓의 원리다. 시장성이 입증될수록 앞다퉈 진입할 것이다. 우리끼리만 모아놓고 장사가 잘 되길 바란다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니까. 시장이 커지면 국제화가 실현되기 마련이다. 변화 없는 발전은 없다.

KIAF 팀장으로 기획과 진행을 수년간 맡았다. 한국과 아시아 미술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나? 갤러리에서 보낸 10년이 몸에 DNA처럼 각인돼 있다. 한국 미술시장에는 현재 좋은 신호들이 많다. 홍콩의 정세불안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다. 프리즈가 서울을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항공및 해상 화물운송이 수준급이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문화의 지평이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5G 인터넷망을 보유한 몇 안되는 나라로, 새롭게 부상하는 NFT, 메타버스에 대한 시도도 다양히 전개되고 있다.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이우환 작품이 걸린 KIAF 전시장의 관람인파. 올해부터는 글로벌 메가갤러리들이 대거 참가해 괄목할만한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미술품 투자자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감상과 향유가 주목적인 경우,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 투자를 최우선시하는 경우다. 각기 어떻게 다른가? 위 세 타입 중 가장 바람직한 타입은 두번째의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라고 본다. 첫번째의 감상과 향유를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와 마지막의 투자를 최우선하는 경우도 결국엔 중간쯤에서 만날 소지가 크다. 선비처럼 풍류를 즐기듯 작품 향유만 하다가 어느 순간 '이 그림을 되팔면 얼마나 받을까' 궁금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반면에 투자목적으로만 작품을 산 경우도 어느 느긋한 날 갑자기 작품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그림이 말을 걸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타입들에 의해 마켓이 넓어지고 풍성해진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 고수들이 미술품을 마치 주식처럼 다루며 돈만 쫓는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한국에도 그같은 컬렉터들의 비중이 날로 늘고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돈을 쫓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컬렉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들만의 잔치'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지금은 공부하는 컬렉터가 속속 늘고 있다. 미술품은 시대의 문화수준을 규정하는 척도다. 한 시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지난해 이건희컬렉션이 국가에 기증되면서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중요한 미술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를 계기로 부호들의 컬렉션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달라졌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이 미술품을 자유롭게 수집하도록 한 뒤 이를 공공에 기부할 수 있는 선진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세제 혜택과 같은 실질적인 베네핏을 제공하고, 사회적 의미도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컬렉션의 순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문화선진국이 아닐까.

요즘 젊은 컬렉터들은 "소유하고 자랑하고, 투자하라"가 슬로건이다. 매우 당당하다. 젊은 층은 확실히 다르다. 과거 고객 중 상당수는 구매한 작품을 갤러리에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 고객들은 하루라도 빨리 받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 마음이 급하다. 더 좋은 작품을 먼저 구입하기 위해 옥션에 참가하고, 해외 아트페어도 수시로 찾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화 향유와 인스타그램에 자랑만 하려고 작품을 사는 건 아니다. 힘들게 번 돈을 작품에 쏟아부었으니 당연히 투자도 고려한다. 일각에선 요즘 MZ컬렉터들의 작품수집을 '투기냐 투자냐'며 자꾸 평가하려 드는데 구입한 그림이 훗날 환금성이 없고, 자산가치가 없다면 누가 컬렉션을 하겠는가.

화랑미술제(3월,SETEC)와 Kiaf (9월, 코엑스, SETEC) 기획에 바쁜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NFT 아트에 대해 거품이란 우려도 있지만 미래 광범위한 흐름이라 보기도 한다. NFT아트, 요즘 무척 뜨겁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NFT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의 암호화폐 플랫폼 규모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본다. 얼마나 빠르고 폭넓게 확산될지, 어떤 가치를 갖게 될지가 관건이다. 단 NFT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돈이 된다니까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협회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컬렉터들을 위해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어떤 루트로 작품 수집을 시작하면 좋은가. 젊은 컬렉터들에게 이 호황 장에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우선 관심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 관심은 없는데 남들이 하니까, 돈이 된다니까 그림을 사는 것은 미술이 지닌 예술적 매력을 못느낀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기왕 미술품 컬렉션을 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게 좋겠다. 아트페어나 갤러리를 다니며 개인적인 취향이 어느 쪽인지 파악해야 한다.

한국 미술시장에 요즘 위작이 제법 나돈다. 외국서 직거래하며 가짜를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믿을 수 있는 갤러리와 거래하면 문제의 소지가 적다. 갤러리 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기획전시를 열심히 하는 갤러리와 접촉하라. 공간이 크든 작든 정해진 공간을 예민하게 운영하고, 작가를 소중히 여기는 갤러리는 믿음이 간다. 또 고가의 작품이나 작고작가 작품을 거래할 때는 보증서와 감정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언제 어느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인지 도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한국에서도 외국작품 열풍 대단하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 컬렉터들이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익숙하지 않은 화풍에 의한 이끌림과 웬지 폼(?)이 더 나는 기분 탓일 수 있다.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컬렉터들의 외국미술품 사랑에 힘입어 해외 갤러리들이 '장사하기 좋은 시장'으로 한국을 인식 중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 작가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큼은 꼭 필요하다. 한국 작가들이 저평가된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역으로 재조명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KIAF리포트 중 '2022년 KIAF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은?'이란 설문이 있었는데 '국내 젊은 작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올랐다. 몇 년 전까지도 유명 외국작가를 향한 맹목적 선호가 팽배했는데 큰 변화라 하겠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미술시장에 새로 진입한 MZ세대 컬렉터들은 취향이 분명하고, 의사 결정도 빠른 게 특징이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국내외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컬렉터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과 특징은? 소개하고 싶은 케이스가 있다면. 특별히 한 명의 작가에게 꽂혀 오랫동안 수집하고, 작가와도 친밀해지는 컬렉터들이 있다. 일편단심이다. 그 작가에 대해선 가히 전문가급이고, 열정적으로 수집한다.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마음이 움직이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그 작가가 무섭게 성장하는 걸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컬렉터가 가장 멋있을 때는 진심으로 작가를 아끼고, 지원할 때다.

당신도 개인적으로 컬렉션을 하고 있는가. 어떤 작품을 수집했는지 살짝 귀뜸해달라. 만약 1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작품을 사겠는가? 하늘에서 1억원이 뚝 떨어진다면 꿈 속에서만 생각했던 작품 한두 점을 살 것 같다. 15년간 미술계에서 일하며 젊은 작가의 소품 몇 점을 갖고 있고, 작년 KIAF에서 작고작가의 소품 1점을 모셔오기도 했다. 미술을 전공한 데다, 미술계에서 일하다 보니 눈만 턱없이 높아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 주변에서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내 취향과 정반대의 작품을 보여줄 땐 상냥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은 알아서 좋은 작품을 잘들 찾아온다. 엄청난 컬렉터들 앞에서 내 경우를 컬렉션이라고 내세울 수준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은 평생 할 일이니 서두르지 않고 오래 오래 잘 키워갈 것이다.

김동현 팀장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이화익갤러리를 시작으로 미술시장에서 실무를 쌓기 시작했다. 2018 아트부산 특별전 디렉터를 맡았고, 갤러리에서 쌓은 노하우와 국내외 아트페어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사)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는 변화의 시기에 KIAF와 화랑미술제를 통해 한국이 안정적인 글로벌 아트마켓으로 진입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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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트럼프 취임사...6대 키워드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 연설은 이념적인 수사가 가득했던 8년 전 2017년 당시와 다르게 낙관적인 어조 속에서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요지는 전 정권에서 약화한 미국의 외교와 경제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부활'을 알리면서 관세 정책과 경제·에너지 정책, 불법 이민자 정책, 영토 확장, 다양성 정책 재검토 등을 강조한 취임 연설을 했다. 다음은 30분간의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취임 첫날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1. 미국의 부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황금시대가 지금 시작된다"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오늘부터 우리나라는 번영하고 세계의 존경을 다시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지금 국가적 성공의 흥미진진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에 있다"며 "미국은 전례 없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을 맞이했다"고 했다. 2. 관세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해 "다른 나라를 윤택하게 하기 위해 미국민에게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또 "관세를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설립하겠다"며 "외국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이 우리 국고로 흘러와 조만간 아메리칸드림은 전에 없던 방식으로 다시 살아나 번창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는 부드럽고 한심하게 약한 무역 협정을 통해 우리 스스로에게 세금을 부과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제공해왔다"며 "이제 이를 바꿀 때다. 우리는 우리와의 무역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에게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은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 경제·에너지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추를 계속할 것"이라며 "미국은 다시 제조업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것을 사용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전략비축유를 다시 최대로 채우며 미국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그린뉴딜을 끝낼 것이며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철회해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구하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했던 나의 신성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4. 불법 이민자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미국의 완전한 복원을 시작하고 상식의 형멱을 이룰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백만명의 범죄자 외국인이 그들이 온 곳으로 돌려보내지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체류 정책(Remain in Mexico policy)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잡았다가 풀어주기(catch and release) 관행을 종료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침범하는 재앙적인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5. 영토 확장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 "미국 선박들은 심각하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받고 있고 미국 해군을 포함해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중국에 준 것이 아니라 파나마에 준 것이며 이제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에 대해서는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또 화성 탐사에 대해서는 "미국 우주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할 것"이라고 했다. 6. 다양성 정책 재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 정책에 대해 "오늘부로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정해질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더 이상 젠더 이데올로기를 장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 기관들은 여권과 비자와 같은 정부 신분증에서 개인을 생물학적 성별로 분류할 것"이라며 "교도소, 이민자 쉼터, 성폭행 피해자 지원 센터와 같은 시설들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구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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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공태양, 세계 최초 1억도 1000초 운행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개발 중인 인공 태양이 세계 최초로 1000초 운행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전했다.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1000초 이상 운행하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신화사는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2012년에 플라즈마의 30초 운행에 성공했고, 2016년에 60초를 달성했으며, 2017년에는 101초를, 2023년에 403초 운영을 성공시켰다.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핵융합 장치가 최소 수천 초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플라즈마의 자가 순환을 실현할 수 있으며, 핵융합 발전소가 영구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인공 태양이 기초 과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화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EAST 프로젝트는 초고온, 초저온, 초고진공, 초강력 자기장, 초대전류 등 200여 개 핵심 기술과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EAST 장치가 완공된 후 21차례의 물리 실험이 진행됐고, 플라즈마 작동 횟수는 15만 회를 넘어섰다. 연구진은 "EAST를 통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원료로 하며, 방사능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태양의 에너지 생성 과정을 재현하기 때문에 '인공 태양'이라고도 불린다. 상용화까지는 20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이스트 장치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 성공하자 연구진들이 기뻐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ys1744@newspim.com 2025-01-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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