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 "방송의 공정성이 선거의 공정성"
지상파 "공익적 목적을 위해 양자토론 하는 것"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자 TV 토론을 방송하지 말아달라며 지상파 3사를 상대로 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결론이 오는 2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24일 오후 안 후보 측이 KBS·MBC·S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열고 양측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안 후보 측은 방송의 공정성과 파급력을 강조하며 "두 후보의 양자토론은 공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현행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는 민주적 여론 형성을 위해 공정한 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며 "방송의 공정성은 선거의 공정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시점이 대선을 40여 일 앞둔 설날 직전에 방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파급력은 위력적일 것"이라며 "지상파 3사가 양당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점은 거대 양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방송을 사유화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송영훈 국민의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이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를 상대로 신청한 대통령 후보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1.24 mironj19@newspim.com |
또 "양자토론을 한다는 두 후보의 비호감은 여론조사에서 극도로 높은데 (양자토론을 하면) 유권자들에게 비호감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하라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양자토론을 토대로 양자 구도를 형성시키자는 나쁜 의도가 있어보인다"고까지 비판했다.
반면 지상파 3사 측은 두 후보의 양자토론은 언론기관인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주최하기 때문에 참석 조건이 법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지상파 3사 측 변호인은 "선거관리위원회의 토론 방송에 앞서 언론기관으로서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사가 별로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방송 3사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양자토론을 방송하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20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는 아직 지상파 토론회가 한 번도 안 열려서 안 후보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 실시할 수 없다는 가처분 결정이 나오면 토론회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며 "양자토론은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향한 국민적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라 말했다.
이에 재판부가 '만약 안 후보가 토론회에 참가한다면 방송이 가능하냐'고 묻자 지상파 3사 측은 "토론회에 참여하는 후보자들이 동의를 해야 (안 후보의 참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후보자 4인이 모두 토론회 참석을 수락한다면 언제든지 4인 토론회 개최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여당과 야당의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국민적 궁금증과 의혹 반론 등을 듣는 양자 토론을 개최하고 안 후보를 제외한다고 해서 합리적이지 않다고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상파 3사 법률대리인 홍진원 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이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를 상대로 신청한 대통령 후보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1.24 mironj19@newspim.com |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쟁점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사안은 아니지만, 판단의 여지가 많고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오는 26일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당은 양자 TV토론에 대해 "완전히 불공정한 선거"라며 지난 19일 법원에 방송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후보는 20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양당의 토론 담합은 민주주의에 반하고 민심에 반하고, 기존 사례에도 반하는 삼합 담합이자, 불공정 토론, 독과점 토론, 비호감 토론의 삼합 토론"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특히 KBS와 MBC는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공표된 순으로 3개 조사의 평균 지지율이 10% 이상인 후보'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이명박 한나라당,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이른바 '빅3 토론회'를 추진하려다가 법원이 제동을 건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양자토론은 2007년 선례보다 더 위법한 요소들이 다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힘 TV토론 실무 협상팀은 설 연휴 기간인 31일(1안) 혹은 30일(2안)에 양자 토론을 하기로 합의하고, 해당 안을 지상파 3사에 요청한 상태다. 양자토론이 무산될 경우 민주당은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4자 토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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