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CBDC 연구·도입 준비·논의 본격화 전망
사회적 공감대 형성 커뮤니케이션 강화 필요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CBDC 도입이 결정된다 해도 발행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CBDC 연구와 도입 준비는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한은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동향' 보고서를 통해 "향후 모든 중앙은행들이 CBDC를 도입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우며,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발행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바하마, 동카리브, 나이지리아 등 일부 신흥국이 CBDC를 발행했으나 지급결제 시스템 발달이 더디고 금융포용이 미진한 특수성이 있다. 또 과거 CBDC를 도입했다가 이를 중단한 에콰도르 등의 사례에 비춰 조급하게 도입된 CBDC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아직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한 바 없고, 발행에 앞서 충분한 사전 연구와 점검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 유럽연합(EU) 등 CBDC 연구 및 도입 준비 관련 중장기 일정을 사전 제시한 중앙은행들은 모두 실제 추진 과정에서 도입 여부 확정 시점을 연기했다.
1월 현재 기준 CBDC 도입을 결정한 나라는 바하마, 동카리브, 나이지리아다. 시범운영을 하는 곳은 중국, 우크라이나, 우루과이다. 한국을 비롯한 EU, 일본, 스웨덴, 러시아, 터키는 CBDC 모의실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태국은 CBDC 개념검증 등 기초 연구에 나선 상황이다.
(사진=한국은행) |
하지만 한은은 "앞으로 중앙은행들의 CBDC 연구와 도입 준비 업무는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금 이용 감소세 지속, 경제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암호자산 시장의 확대와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이슈 등을 배경으로 CBDC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EU,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CBDC 연구와 도입 준비 작업이 상당 수준 진척돼 본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중앙은행 주도의 사회적 공론화 단계로 이행 중인 상황이다.
향후 국가별로 다양한 CBDC 설계 및 운영 모델에 대한 모색 및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BDC는 명칭 그대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뜻하나, 구체적인 설계 및 운영 방식은 나라별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자국의 금융 경제 상황과 관련 제도에 맞는 최적의 설계 모델 및 운영 방식에 대한 모색을 지속 중에 있다.
한은은 "향후 CBDC 도입 필요성과 활용 방안에 대한 글로벌 논의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공개 의견수렴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금융권과 핀테크 기업 주도로 디지털 지급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관련 제도적 기반 마련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BDC를 도입할 정책적 필요성이 있는지, 도입시 어떻게 활용되고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CBDC는 금융권, 비금융기업, 가계 등 국가 경제 전체가 이해 당사자인 만큼 중앙은행은 투명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