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3주째, 노사 공식 교섭 없이 평행선만 달려
노조 "이재현 CJ회장 집무실·자택 앞에서 투쟁"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CJ대한통운 노사 대화가 결국 불발됐다. 노조는 자신들이 요구한 대화가 물 건너가자 오는 18일부터 일부 지역 택배 접수를 중단하고 전 조합원 상경 차량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 택배 대란을 막기 위해 오후 1시까지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으나 CJ대한통운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의 대화 거부는 오너의 지시와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설 택배 대란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직접 담판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단식 농성과 집회 장소를 이 회장의 집과 사무실 앞으로 이동하고 오는 18일 파업 중인 2000명의 조합원을 상결 집결 시킬 것"이라며 "이 회장은 이제 노조와의 대화를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상경 차량 시위가 예정된 경기·영남 지역 택배 접수를 중단시키겠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합의 이행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1.17 kimkim@newspim.com |
이들은 "CJ대한통운의 파업 물량 이관과 설 특수기 물량이 롯데, 한진, 로젠, 우체국에 경기·영남권 일부에 대한 택배 접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며 "타 택배사들은 이러한 노조의 '살기위한 택배 멈춤' 요구를 수용했으며 18일부터 해당 지역에 택배 접수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며칠 내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설 택배대란은 정말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노조는 향후 설 택배대란에 따른 국민들 불편의 책임이 CJ대한통운 측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달 28일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요금 인상분을 사측이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는다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에도 택배노동자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당일배송', '주 6일제' 등 과로사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부속합의서를 사측이 끼워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택배요금 인상분의 절반 정도는 택배 기사 수수료로 배분되고 있으며 새해부터 5500명 이상의 분류지원 인력을 투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노조의 대화 요구에 대해선 "특수고용직인 택배 기사와 직접 단체교섭할 의무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날부터 한 달간 '설 명절 특별관리기간'으로 지정해 택배 현장에 1만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택배노조의 파업에 따른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 5일 CJ대한통운의 사회적 이행 합의 현장 실사 요청과 별개로 이번 주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부처 합동 조사단을 꾸려 전국 택배사업장 불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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