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사 "남은 여생은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
철거 위기 가옥 마련에 민관이 뜻 모아…향후 기념관으로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용인시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으로 철거 위기에 놓였던 오희옥(95) 애국지사의 가옥이 지자체와 기업체, 보훈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재건립된다.
2018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에 건립된 '독립운동가의 집' 완공 기념식에 참석한 오희옥 애국지사 모습. [사진=용인시청] 2022.01.14 seraro@newspim.com |
14일 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백군기 시장실에서 오희옥 지사의 거처 마련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백군기 시장,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 최희용 광복회 용인시지회장, 우상표 용인 독립운동 기념사업회 대표, 최종찬 용인지역 건축사회 회장 등 관계자 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은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오 지사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역사공원을 조성하고 이 곳에 가옥을 이전 건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가옥 조성은 시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바탕으로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 진행할 예정이다.
용인지역 건축사회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건축설계를 맡고 사업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건축비용을 부담한다.
향후 이 가옥은 용인시를 대표하는 3대 독립운동가의 뜻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광복회 용인시지회와 용인 독립운동 기념사업회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백 시장은 "유일한 생존 여성 독립애국지사인 오희옥 지사가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편히 보내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시도 오 지사 가문의 호국충절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건립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에 건립된 '독립운동가의 집' 전경= [사진=용인시청] 2022.01.14 seraro@newspim.com |
오희옥 지사는 가족 3대가 원삼에 고향을 둔 독립운동가 출신이다.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군에게 잡혀 옥고를 치렀으며 오광선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오 지사도 만주에서 태어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광복군 일원으로 활동했다.
시는 지난 2018년 고향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오 지사의 뜻을 받들어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일대 438㎡ 부지에 독립운동가의 집을 마련한 바 있다.
가옥 부지는 해주오씨 종중이 기부, 용인시 시민들과 공직자의 모금, 지역 기업체들의 재능기부로 '독립운동가' 가옥이 완성됐다.
이후 가옥이 위치한 원삼면 일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사업 부지에 포함되고 오 지사 가옥이 이주대책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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