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인턴기자 = 홍콩H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ELS 조기 상환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ELS 발행금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은 9조5500억원으로 3분기(10조8300억원) 대비 약 11.8% 감소했다. 4분기 ELS 발행금액이 감소한 원인은 조기 상환 금액의 감소로 신규발행에 투자하는 재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 등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으로 보통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때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상환 잔액'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 4분기 조기 상환 가능 금액은 최대 13조6100억원이었지만 실제 조기 상환은 4조6400억원에 그쳤다.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조기 상환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조기 상환 실패에 있다. 홍콩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텐센트·메이투안·샤오미 등 50개 대형 기술주들로 구성된 지수로 국내 ELS의 단골 기초자산이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과 부동산 회사를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기 상환 기준은 발행 당시 기준가의 85~95%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중간평가 당시 기준가의 85%를 하회하면 조기 상환이 어렵다. 홍콩H지수는 지난 4분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발행가 대비 85%를 하회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의 미상환 잔액은 18조3144억원이다.
한편, 조기 상환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에도 9000포인트를 상회해야 6개월 전 지수의 95%를 상회하게 되어 대부분 종목들이 조기 상환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면서 "다만 기준가의 85% 가격 수준은 대부분 7500포인트 위에 존재해 현재 가격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절반 정도의 조기 상환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홍콩H지수가 추가적인 하락을 보이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반등한다면 2021년 상반기에 발행된 홍콩H지수 연계 상품부터 점진적으로 조기 상환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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