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 사용 불가
테이크아웃만 일회용품 사용 가능
환경부, "친환경 종이컵도 처리 비용 드는 일회용품"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탈(脱) 플라스틱′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카페 안에서 플라스틱 컵과 빨대뿐 아니라 종이컵도 쓸 수 없게 되면서다.
환경부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 대상' 개정안을 공포했다. 오는 4월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안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사용이 금지된다. 11월에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도 매장 안에서 쓸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조치다.
이 때문에 올해 봄부터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실 때 머그잔이나 개인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써야 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컵이나 수저 같은 일회용품도 사용할 수 없다. 오는 12월부터는 이를 어길 경우 매장 넓이와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내야 한다.
◆ 스타벅스·이디야 등 대형 커피전문점, 친환경 전환 나서... 물티슈·유리컵도
7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대형 커피전문점 중 폴바셋과 스타벅스 두 곳이 전 매장에 친환경 컵이나 종이 빨대 등 주요 일회용기를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전환했다.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부분 도입했다.
폴바셋은 지난해 10월부터 전 매장에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테라바스(Terravas)' 빨대로 일회용 종이컵 내부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하지 않아 재활용이 가능하다. 폴바셋은 한솔제지와 12월 협약을 맺고 종이컵과 종이 빨대 외에 종이 물티슈, 종이 커트러리(포크·나이프 등) 등 매장 내 주요 일회용품을 종이 소재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일회용 컵 없는 매장 운영' 사진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1.11.05 pangbin@newspim.com |
이디야커피는 현재 11개 직영점에서 폴바셋과 같은 회사의 종이컵 '테라바스' 를 사용하고 있다. 엑스트라 사이즈 투명 컵은 재활용이 용이한 무인쇄 제품으로 변경했다. 이디야 관계자는 "유리나 머그컵 등 다회용기는 재활용하기 쉬운 소재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종이 빨대 연구도 진행 중으로 이전부터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상태라 큰 변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친환경 종이컵을 가맹점으로 확대하기 전 직영점에서 먼저 테라바스 종이컵을 도입해 시범적으로 운영 중으로 일회용컵 사용 제한을 안내하는 새 홍보물도 매장에 부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투썸플레이스도 전체 매장의 약 10%에 해당하는 직영점에 지난해 8월부터 순차적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빨대 없이 입만 대고 마실 수 있는 리드형 컵은 2019년에 도입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다회용기는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의 제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자체 리유저블 컵을 제작해 세척과 반납 시스템도 자체 운영한다. 스타벅스는 일회용컵이 없는 매장을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 리유저블 컵을 고객이 직접 세척한 후 반납하는 '에코 매장'으로 서울 시청점 등 중구 일대 12곳에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주문 시 보증금(1000원)이 발생하지만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즉석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앞서 제주에 있는 매장 4곳에서 운영했던 것을 확대했다. 올해 안에 서울 전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2025년까지 한국 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리유저블 컵과 세척 기계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모든 고객들이 텀블러 등 개인 컵을 갖고 다니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게 하기 위함"이라며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이 다른 카페에서 활용되는 등 다른 커피점문점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해 환경 보호라는 선순환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 소규모 가맹점·개인 카페, 운영비 부담에 난색...환경부 "일회용품 처리비용도 국민부담↑"
다만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나 소규모 프랜차이즈에선 리유저블 컵이나 종이 빨대와 같은 친환경 제품 전면 도입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다회용 컵 관리 등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려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로 머그컵 등 다른 이들이 사용한 다회용 컵 사용을 꺼리는 손님 있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식음료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의 단가가 플라스틱 제품보다 높아 모든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코로나19로 개별 위생에 민감해지면서 일회용 빨대와 컵을 요구하는 손님이 여전히 많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카페 내 일회용컵 사용이 4월 1일부터 다시 금지된다. 2022.01.06 kimkim@newspim.com |
개인 사업자가 소규모로 운영하는 카페에선 원두 값 상승과 겹치며 종이 빨대와 같은 친환경 자재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5년 이상 서울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원두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어 디저트로 호떡도 팔아 마진률을 높이고 있다"며 "단골 손님이 주로 장년층이나 동네 주민이라 커피 가격을 올리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양성범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객단가도 높아 경제적 여력도 있고 정부의 정책에 바로 대응할 준비를 갖춘 곳이 많지만 소규모로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그렇지 않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을 고려해 매출 규모와 면적에 따라 계도·유예기간에 차이를 두거나 친환경 제품들이 좀 더 저렴하게 보급되도록 기술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친환경 종이컵이라고 해도 일회용품 처리 비용은 전 국민에게 전가되는 부분이다"며 "2019년도에 관련 규제를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논의를 이어오며 오랜 시간 유예기간도 뒀던 사안으로 어렵지만 업계에서 같이 노력해 주시길 바라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