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PC·농심 등 주요 식품가 오너 3세, 경영 전면에
20~40대 젊은 리더로...세대교체 본격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CJ와 SPC, 농심 등 주요 식품업체 오너 3세들이 잇따라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기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20~40대의 젊은 3세 경영인들을 초고속 승진시키거나 주요 핵심부서에 배치했다.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세 경영인들이 본격적인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 SPC그룹 장남·차남 나란히 경영운전대...해외·신사업에 방점
5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올해 1월 1일자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을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국내 성공 모델을 해외 사업부에 빠르게 이식하고 국가별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 허희수 섹타나인 부사장. 사진=SPC |
신임 허진수 사장은 미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왔다. 2019년 3월 중국 SPC톈진공장 준공,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 해왔다.
올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로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즈' 선정 '프랜차이즈 기업 Top 400'에 38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새해에도 허 사장은 글로벌BU장을 계속 맡아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43) 부사장은 계열사 섹타나인 신규사업부 책임임원으로 3년 만에 복귀했다. 섹타나인은 SPC그룹의 데이터, IT인프라, 플랫폼 등을 담당하는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로 해피페이, 티맵(TMAP) 픽업 등을 운영한다. 허 부사장은 디지털 기술 투자와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 CJ·농심 3세도 '초고속 승진'...세대교체 본격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도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원직급이 전면 통합됨에 따라 새해부터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로 근무하게 된다.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한 이 부장은 2020년 9월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 구단 'LA레이커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주도하는 등 해외사업 강화에 힘을 쏟아 왔다. 새해에는 미주 중심 글로벌 성장전략을 담당하며 대체·배양육 등 미래신사업 관련 업무를 주로 맡을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사 |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경영기획팀 부장은 2020년 11월 구매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한 신 상무는 입사한 지 3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신 상무가 맡은 구매부서는 원자재 수급 관리 등을 다루는 곳으로 식품 제조업 내 핵심 업무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식품업계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신사업 확대, 원가절감 등 주요 핵심부서에 젊은 3세 경영인들이 배치되면서 사실상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특히 식품업계는 코로나19 초기 식품 사재기 수혜를 받았지만 최근 물류대란 등으로 원자재 타격을 받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환경에 놓여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젊은 3세 경영인들이 각각 성과를 증명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내수를 넘어 글로벌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재편하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도 골몰하고 있다"이라 "오너 3세들이 해외사업 등 주요 부서에 배치한 것 또한 성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