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하루 5000명대로 올라와
위중증 1000명대…의료 부담 지속
오미크론 변수…정은경 "위험 상존"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사흘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5000명대로 올라섰다. 검사 건수 감소 영향이 미치는 주 초반 이후 주중으로 접어드는 수요일을 기점해서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여기에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확산할 수 있는 데다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는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31일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에 시행 중인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는 내달 2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지금으로선 강화안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3865명)보다 1544명 증가한 540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6917명→6233명→5842명→5419명→4206명→3865명→5409명이다.
[고양=뉴스핌] 김학선 기자 =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도 일산병원 의료진들이 22일 코로나19 중증병동에서 환자를 케어하고 있다. 2021.12.22 yooksa@newspim.com |
당장은 3차 접종에 속도가 붙고 12일째를 맞은 방역패스 확대·사적모임 조정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파악되나 예단하기엔 이르다. 확진자 둔화가 위중증 환자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날(1102명)보다 49명 증가해 1151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21일(1022명)부터 9일 연속 1000명대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이날도 78.7%로 의료 역량에 여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 환자도 558명으로 불어났다.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사회에 빠르게 퍼지고 있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징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시행한 특별방역대책과 이달 6일부터 시행한 후속조치, 18일부터 시행 중인 긴급방역 강화조치 등을 통해 7주간 지속 악화됐던 전반적인 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다만 "여전히 위중증·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18세~59세 3차 접종률과 예약률이 각각 21.2%, 36.2%로 높지 않은 점,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율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빠른 확산 가능성, 국내 우세종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31일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무게를 두고 발표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료 현장에서 중환자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서도 지금의 거리두기 단계를 좀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연말까지 4000~5000명 수준으로 확진자가 감소된다 하더라도 위중증 환자 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난다면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일상회복지원위 방역의료분과도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1~2주 시간이 필요하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증상이 약하더라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의료체계의 부담"이라며 "일상회복은 점진적으로 진행해야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