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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바닷바람이 익히는 겨울 별미"...영덕 창포리는 청어과메기 세상

기사입력 : 2021년12월20일 07:20

최종수정 : 2021년12월20일 07:20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12월 세번째 휴일인 19일. '청어 과메기' 원조마을인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 해안가 과메기 덕장에서 잘다듬어진 청어과메기가 투명한 바닷바람에 익어가고 있다.

영덕 강구항을 낀 창포리마을은 '겨울 별미'로 각광받고 있는 '청어 과메기'의 이른바 원조마을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영덕군 강구항 창포마을 바닷가 덕장에서 익어가는 '청어과메기' 2021.12.19 nulcheon@newspim.com

과메기의 옛 이름은 문헌으로 전해지는 '관목어((貫目漁)'에서 엿볼 수 있다. '고기 눈을 찔러 나무에 걸어 놓은 고기'라는 의미다.

동해 연안 갯마을의 풍속을 기록하고 있는 '소천소지'는 '동해안 지방의 한 선비가 겨울에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해안가를 가다가 민가는 보이지 않고 배는 고파오는데 해변가를 낀 언덕 위의 나무 가지에 고기가 눈(目)이 꿰인 채로 얼말려(얼면서 마른 상태를 이르는 경상도 방언) 있는 것을 보고 찢어 먹었다.너무나 맛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온 그 선비는 집에서 겨울마다 생선 중 청어나 꽁치 등 눈을 관통할 수 있는 어류의 눈을 꿰어 얼 말려 먹었다'고 전한다.

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청어를 연기에 그을려서 부패를 방지했는데 이를 연관목' 이라고 한 기록도 전해진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비웃(청어) 말린 것을 세상에서 흔히 관목이라 하나, 이는 잘못 부름이요, 정작 관목은 비웃을 들어 비추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얼 말려 쓰면 그 맛이 기이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해풍에 익어가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호마을의 '청어과메기'. 2021.12.19 nulcheon@newspim.com

"예부터 갯마을인 창포리는 싸리나무로 울타리를 세웠다. 파도가 일고 해일이 넘치는 겨울철이면 해류를 타고 북으로 이동하던 청어가 해일과 함께 싸리나무 울타리에 와서 꽂힌다. 싸리나무 울타리에 걸린 청어는 해풍에 몸을 내맡기고 며칠을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퍼덕퍼덕하게 건조된다. 이렇게 며칠 밤낮을 얼었다가 녹으면서 해풍에 마른 청어는 육질이 쫀득쫀득한 '관목청어'로 변한다"

창포마을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청어과메기의 기원설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청어 과메기'이다. 당초 관목어가 동해연안 지방의 방언으로 굳혀진 것이 오늘날의 과메기인 셈이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청어과메기'의 본고장 경북 영덕군 강구면 창포마을의 과메기 덕장. 2021.12.19 nulcheon@newspim.com

조선조 진공품으로 기록된 과메기는 영덕지방을 중심으로 동해연안 해촌의 '염장술'과 바닷바람이 빚은 천연 발효 먹거리이다.

오늘날처럼 냉장고 따위의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과메기는 이른바 '냉훈법'의 효시인 셈이다.

영덕과 울진 등 동해연안에서는 오늘날에도 냉훈방식으로 생선을 갈무리하는 습속이 오롯이 전해진다. 지금도 이들 연안마을에서는 과메기뿐만 아니라, 가자미, 가오리, 열기, 명태 따위의 어물도 같은 방식으로 저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영덕=뉴스핌] 남효선 기자 = '청어과메기' 원조마을인 영덕군 강구항 창포마을주민들이 잘 익은 청어과메기를 포장하는 모습. 2021.12.19 nulcheon@newspim.com

창포마을에서는 옛 전통대로 꽁치가 아닌 청어과메기만 고집한다.

최근 과메기가 '겨울별미'로 각광받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청어 대신에 '꽁치'로 과메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는 청어 어획량이 급격하게 준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대량생산이라는 상혼에 떼밀렸다는 것이 좀더 직접적인 이유이다.

청어는 꽁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훨씬 많은 어종인 까닭에 청어를 과메기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략 6~7일 이상이 소요된다.

반면에 꽁치는 3~4일이면 과메기로 완성할 수 있다. 그만큼 가공 시간이 덜 소요돼 청어과메기보다 꽁치과메기가 대량생산에 용이한 셈이다.

그러나 강구항을 끼고 있는 창포마을에서는 옛 방식대로 꽁치가 아닌 청어과메기만 고집한다.

이들 창포리 주민들은 지난 2013년에 영덕군의 지원을 받아 '영덕청어과메기영어조합'을 결성하고 '영덕 청어과메기'를 상표등록했다.

또 영덕군은 몇 해 전 경북지식재산센터와 공동으로 청어과메기의 품질특성, 생산과정, 품질 유지관리 등을 조사해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출원했다. 마을 특산품으로 브랜드화 한 셈이다.

영덕군의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청어 과메기' 생산 어가는 70개소로 늘어났다.

영덕군은 또 홈페이지 개설 등 온라인상의 홍보와 판매를 강화하고 포장재 지원사업을 통해 상품을 규격화하여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했다.

수년 전 까지 몇 몇 애주가들 사이에서 겨울철 안주로 인기를 끌던 과메기가 창포마을을 먹여 살리는 효자 특산물로 자리잡은 셈이다.

검푸른 동해와 이마를 맛댄 영덕 강구항 창포마을에 가면 바닷바람에 익어가는 잘 손질된 매끈한 청어과메기를 만난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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