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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美 가향담배 규제에 숨고르기...시장 철수는 '글쎄'

기사입력 : 2021년12월16일 06:31

최종수정 : 2021년12월16일 11:18

미국 진출 22년 만에 '판매 중단' KT&G..."규제 강화에 부담 늘어"
가향담배 비중 높아 경쟁사 대비 불리...사업 재검토 착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해외사업 진출에 열을 올렸던 KT&G가 사업 구조 재편 등 숨고르기에 나섰다. 규제 강화 등으로 미국 내 담배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사업성 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특히 KT&G의 강점 중 하나인 가향담배에 대한 현지 규제가 심화되면서 구조재편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향담배 강자인 KT&G, 규제 타격 컸나...미국 진출 22년만에 멈춤

16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미국 내 시판 중인 궐련(일반)담배의 제조와 선적, 통관 및 현지 도매상에 대한 제품 판매를 지난 14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22년 만의 결정이다.

미국 현지에서 멘솔 담배 금지 입법, 니코틴 저감 규제 추진 등 궐련담배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자 사업 지속성에 부담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특히 경쟁 담배업체 보다 가향담배에 강점이 있던 KT&G의 타격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KT&G는 전통적으로 멘솔(박하향) 등 맛과 향을 강조한 가향담배 분야에서 강자로 꼽혀왔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강한 연초 맛의 담배에 주력한 것과 달리 KT&G는 시원하고 상쾌한 가향담배를 주로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 가벼운 맛의 담배를 선호하는 아시아권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영향이다.

그런데 미국시장의 규제 칼날이 '가향 담배'로 향하자 KT&G로서는 사실상 사업 구조 재편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멘솔 담배와 향이 나는 시가 등에 대한 판매 금지와 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강화 입법 추진하고 있다. 가향담배가 비흡연자의 담배 접근성을 높이고 10대 청소년들의 흡연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에서다.

백복인 KT&G 사장. [사진=KT&G]

또한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담배 규제 대응을 위한 업무 부담과 비용도 늘어난 것도 판매 중단의 주요 요인이다. 담배 제품의 규제 준수 현황에 관한 포괄적 문서제출명령, FDA 동등성심사를 위한 기술적 자료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시장 판매 중단으로 내년도 에스트로펀드 예치금 납입으로 인한 현금흐름상 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3분기 기준 KT&G의 에스트로 펀드 예치금은 1조1857억원으로 지난해(9097억) 대비 30%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예치금 인상률(2019년 7513억) 17%였던 것을 감안하면 예치금 부담이 갈수록 커진 형국이다. 에스트로 펀드는 미국 내 담배소송 발생 등에 사용하는 기금으로 해당 펀드에 가입한 업체만 담배 판배가 허용된다. 납입 후 25년이 지난 시점부터 순차 환급하는 구조다.

KT&G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지속적 규제 강화, 시장 경쟁 과열화 등으로 궐련담배 관련 사업환경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규제 환경을 점검한 이후 사업 전략을 재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美법인 철수는 '글쎄'...'니코틴 저감'은 기회될수도

KT&G의 미국 시장 영업정지 관련 금액은 205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3.9%에 달한다. 규제 강화에 따른 부담은 KT&G의 미국법인 KT&G USA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KT&G USA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4억원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다.

미국 시장 영업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나 영향은 제한적일 것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규제 관련 판관비 절감 효과가 있어 단기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KT&G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면세사업 부진 등 이익 감소분을 해외시장 확대로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KT&G의 매출액 추정치는 5조4773억원 전년 대비 3%가량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3% 감소한 1조37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12.15 romeok@newspim.com

KT&G는 사업을 중단한 KT&G USA를 현 체제로 당분간 유지하면서 판매 중단에 따른 피해 최소화와 향후 사업재개를 대비한 인프라 점검에 집중한다. 미국 내 담배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글로벌 사업전략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당장은 중동‧아태 시장 등 고수익 시장 중심으로 수출을 강화하고 해외개척국 확대해 미국 시장 판매 중단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최근 해외 진출 110개국을 돌파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미국 내 전자담배 시장 진출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주를 이루는 미국 시장 특성상 권련형 전자담배 카테고리만 보유한 KT&G가 도전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권련형 전자담배 1위인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조차 미국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의 니코틴 저감 규제 추진이 KT&G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해외업체 대비 KT&G는 저농도 니코틴 담배 생산에 특화돼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을 첨가하지 않고 현지 입맛을 사로잡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 KT&G가 미국 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는 단순 사업 재정비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향담배 금지 추진 등 미국 내 규제 강화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포트폴리오 재편 등 체제 정비에 들어간 것 같다"며 "미국은 글로벌에서도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아예 사업을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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